[사설] 초 강력 규제, ‘경기 지역 풍선 효과’ 우려도

image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연합뉴스

 

이구동성으로 ‘초강력 대출 규제’라고 평한다. 그만큼 내용이 강력하다.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을 넘지 못한다. 소득이나 주택 가격에 상관 없는 한도다. 액수로 정한 대출 규제는 전례가 없다. 또 대출로 집을 사면 6개월 내 전입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119% 올랐다. 28번의 부동산 대책이 있었지만 실패했다. 이번 대출 규제의 강도를 설명하는 비유가 있다. ‘문재인 정부 규제 28번을 모두 합친 것만큼 강력할 것이다.’

 

이번 처방을 부른 것은 주담대의 폭발적 증가다. 26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 대출 잔액이 5천8천억원 증가했다. 월말 증가폭은 6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영끌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8월 증가폭이 9조7천억원이었다. 그 후 10개월 만의 최대 폭이다. 여기에 정부가 20조2천억원의 추경을 상정했다. 언제든 주택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이다. 이를 감안한 이재명 정부의 선제 조치다. 시장의 반응이 확연하다.

 

하지만 우려도 나온다. 시장 여건이 바뀌지 않았다. 경기 회복을 위한 금리 인하 기대가 여전하다. 주택 공급 부족 전망도 그대로다. 강력한 대출 규제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것이 ‘풍선 효과’다. 아파트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의 시장 이동이다.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이른바 ‘불장’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외 지역으로의 소비 이동이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당장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가 주목된다. 여기에 우리 관심 지역인 경기도가 추가된다. 서울보다 낮기는 해도 최근 집값이 꿈틀대는 지역이 여럿이다. 성남 분당구는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서현·수내동이 올랐다. 과천시는 원문·중앙동, 하남시는 창우·학암동, 안양 동안구는 평촌·관양동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6월 4주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수치로 확인된 지역이다.

 

수치로 잡히지 않는 ‘이상 조짐’ 지역도 여러 곳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은 취임 40일 만에 나왔다. 이재명 정부의 그것은 취임 24일 만에 나왔다. 내용에 있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역설적으로 보면 부동산 시장의 이상 조짐이 그만큼 심각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풍선 효과 우려를 언급했다. “풍선 효과가 혹여 나타나더라도 추가 보완 조치를 할 것이다.” 매주 회의를 통해 점검하겠다고 했다. 그 점검의 핵심에 ‘경기도 풍선 효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