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지는 은행 창구’… 시중은행 AI 속도전 '맞불' [한양경제]

KB금융, 금융권 최초 공동 AI 플랫폼 ‘KB GenAI 포털’ 선보여
우리금융, ‘챗GPT 활용 연수’…임종룡 회장 “'AI 대전환' 더 속도 낼 것”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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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 장관에 배경훈 LG 인공지능(AI) 연구원장이 지명되면서 국내 4대 금융지주도 AI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은행 창구에서도 AI 기술이 접목돼 ‘AI 대전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24일 우리나라 AI 기술과 관련해 “분명히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컴퓨터 인프라와 데이터가 보완된다면 세계적인 수준의 AI를 개발하고,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정부의 AI 3대 강국 도약 목표에 따라 ‘AI 대전환’을 추진 중이다.

 

KB금융은 지난달 금융권 최초로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인 ‘KB GenAI 포털’을 선보였다. KB GenAI 포털은 KB금융지주와 8개 계열사가 협업해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구축된 생성형 AI 기술 활용 플랫폼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향후 3년 내 자산관리(WM), 개인금융, 기업금융 등 그룹 주요 17개 업무 영역에 걸쳐 90여 개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AI 전략을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ChatGPT 업무 활용 실습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ChatGPT 업무 활용 실습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8일 ‘챗GPT 활용 실습 연수’에 직접 참여해 “AI 기술은 리더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도구”라며 “AI는 더 이상 특정 부서의 전유물이 아닌 전 임직원이 ‘모두의 AI’로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새로운 언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수를 계기로 ‘AI 대전환’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한 신한금융 임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6주간의 일정으로 이수 중이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1일 하반기 경영포럼 ‘AX 신한-이그니션’을 앞두고 신한금융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원들은 지난달부터 6주간 AI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포럼에서는 경영진들이 ‘AI Agent’를 담당 업무에서 활용하기 위한 미션을 수행하는 아이디어톤을 개최하는 등 리더십의 방향성과 그룹의 AI 실행력 강화 의지를 재차 다질 계획이다. 그룹 GenAI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자산 관리(WM·PB), 보험 설계, 고객 데이터 분석 등 비즈니스 단위별 AI 에이전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 ‘AI 브랜치’에서 AI 은행원이 업무를 안내하는 모습. 신한은행
신한은행 ‘AI 브랜치’에서 AI 은행원이 업무를 안내하는 모습. 신한은행

 

■ “창구서 보다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 제공 가능”

 

신한은행은 AI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영업점인 ‘AI 브랜치’를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서소문에 열었다. 신한은행 AI 브랜치는 현재 활용 가능한 디지털금융 서비스에 AI 기술을 더해 구현한 미래형 영업점의 테스트 베드다. 주요 업무를 ‘AI 은행원’ 및 디지털 기기들이 수행한다. AI 브랜치를 방문한 고객은 AI 은행원을 통해 창구를 안내받고, AI 은행원 창구에서 계좌 및 체크카드 신규, 외화 환전, 제신고 등 업무를 처리가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 브랜치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보다 정확하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고객에게는 더욱 집중적인 상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디지털데스크와 달리 AI 은행원과의 대화를 통해 상담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시니어 고객 등 금융취약계층도 쉽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신림동지점 AI 창구도 열었다. 이 지점은 입출금 창구 내점 고객이 많아 디지털데스크 화상상담창구 사용률이 높은 영업점으로 고객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디지털데스크·AI 창구·환전 ATM 등 효율적인 업무 연계를 통해 효과적인 업무 처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브랜치와 AI 창구는 신한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금융상담 에이전트’를 고객·현장·직원 중심의 비즈니스 추진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영업 지원 측면에서 생성형 AI 도입·활용해 준비 중이다. 자산관리 관련 PB 업무의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는 ‘PB 에이전트’와 기업대출 관련 RM 업무를 효율화·자동화하기 위한 ‘RM 에이전트’ 등 개발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PB 에이전트는 PB직원이 반복적인 수작업으로 작성하고 있는 고객·시황 분석 리포트, 포트폴리오 제안, 세일즈 스크립트 등 상담 자료를 자동생성해 고객 상담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자산관리 상담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7일 직원용 AI 업무지원 플랫폼인 지식챗봇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전면 적용했다. 생성형 AI 기술을 내재화해 보다 지속 가능한 AI 기술을 활용하자는 취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신 디지털 기술을 금융서비스 및 직원들의 업무에 접목시켜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번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생성형 AI 업무지원 플랫폼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플랫폼 개발 도입으로 본점·영업점 직원들의 업무 경감을 위한 은행 업무 자동화 구현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임직원 업무용 ‘AI 지식상담 시스템’에 생성형 AI 기술인 ‘에이전틱 레그’와 ‘리즈닝’을 융합해 고도화했다. 이에 따라 규정과 절차, 상품정보 등 다양한 업무지식을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영업 현장에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기술역량을 활용해 보안성을 한층 강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확하고 빠른 답변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시간을 절약하고, 나아가 고객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기존 업무에서 AI 활용을 위해서는 개발과 운영에 전문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자연어를 활용해 은행의 현업 담당자가 자유롭게 업무에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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