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문화 강국, 앞으로는?

정자연 문화체육부 부장

image

케이팝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은 꽤 오래전 미국에 진출했다. 한국 대중음악 최초의 미국 진출작으로 알려진 옥두옥(본명 김문)의 ‘이스트 오브 메이크 빌리브’(1957년)다. 그는 1940년대 국내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재미교포와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지에서 가수 활동을 제안받고 현인의 대표곡 ‘고향만리’의 영어 버전을 취입했다.

 

‘대한민국=문화 강국’이 연일 국내외에서 오르내린다. 방탄소년단(BTS)의 귀환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세 번째 시즌 공개 예고, 한국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6관왕 등으로 또 한번 조명받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21일 한국을 ‘문화 강국(Cultural Powerhouse)’으로 소개하며 다시금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에 주목했다. 제목은 이렇다. “한국은 어떻게 문화 강국이 됐고, 앞으로는?”

 

새 정부는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문화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는 18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K-컬처 시장 300조원 시대, 문화 수출 50조원, 글로벌 소프트파워 빅5 등을 대통령 임기 내 달성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문화예술 정책이 관심을 받으면서 업계의 자부심도 어느 때보다 크다. 후순위로 밀려나기 일쑤였던 문화예술에 대한 대접이 이제는 좀 달라질까 기대하는 눈치다.

 

현장 문화예술인들의 비관론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문화예술 정책이지만 경제 성장 정책인 듯 산업과 경제적 이익, 가시적인 성과의 구호가 여전히 더 눈에 띄어서다. 흔히 문화 강국으로 미국, 프랑스, 중국, 영국, 일본 등을 꼽는다. 막대한 기술과 경제력, 문화 콘텐츠 생산 및 유통 능력 등 문화 강국의 요인은 여러 갈래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일궈온 역사, 풍부한 문화 유산을 바탕으로 활발한 창작과 생태계가 오랜 시간, 차곡차곡 견고하게 조성됐다는 점이다. 문화 강국을 추진하는 정부가 유념해야 할 지점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