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충돌 후 보험금 ‘꿀꺽’… 질주하는 ‘보험 사기’ [보험, 위기와 기회 사이①]

동승자 공모·진로변경 차량 겨냥·병원 연계 등 조직적 범죄·교묘한 보험사기에 피해 눈덩이
작년 적발인원 총 1만28명… 3년 연속 증가세, 금감원 “사고 다발·위험 구역 모니터링 강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로 직접적 연관은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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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11일 의정부시 일대에서 20대 배달기사 남성 A씨가 친구·연인 등과 공모, 고의 교통사고와 허위 사고를 가장해 18차례에 걸쳐 2년4개월간 총 2천800만원의 보험금을 챙기는 사건이 적발됐다. 공범들에게도 피해자들을 상대로 허위로 배상금을 요구하도록 부추겨 추가로 600만원을 가로챘다. A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뒤 채무를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2. 지난 2월 수원·오산시 일대에서 40대 남녀 A씨와 B씨는 5년4개월간 총 87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13개 보험사로부터 총 9억3천5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의 사고를 공모했으며, 더 많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여러 보험에 중복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로 차량을 들이받아 보험금을 타내는 교통사고 조작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한 일탈을 넘어 가족이나 지인과 짜고 치는 조직적 수법까지 등장하면서, 보험사기 범죄가 해마다 교묘해지고 대담해지는 양상이다.

 

2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간 고의 교통사고로 적발된 인원은 총 2만8천378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8천426명에서 2023년 9천924명으로 1천498명(17.8%)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만28명으로 전년 대비 104명(1.0%) 늘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고의 교통사고에 따른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총 2천97억원에 달했다. 2022년 534억원에서 2023년 739억원으로 205억원(38.4%)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824억원으로 전년 대비 85억원(11.5%) 더 늘었다.

 

보험사기 전체에서 고의충돌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적발 인원 중 고의충돌 관련 비율은 2022년 8.2%, 2023년 9.1%, 2024년 9.2%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고의 교통사고 보험사기 수법이 점차 정교해지고 있으며, 단순 사고 조작을 넘어 조직적 범죄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고의 교통사고 수법과 관련해 ▲진로 변경 차량이나 후진 차량을 겨냥한 고의 충돌 ▲공범이 함께 탑승해 사고를 유도하거나 SNS를 통해 동승자를 모집하는 방식 ▲병원, 브로커, 보험설계사 등이 연계된 허위 진단서 제출 및 과장 진료비 청구 등 2차 범죄로 이어지는 양상이 확인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의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과 위험 구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전 예방 활동을 통해 고의 교통사고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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