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특정 주체가 개혁 주도할 수 없어…신임 지도부가 추진해야" 김용태 "혜안 있다면 제언 달라"…당원 여론조사 재차 촉구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5대 개혁안'을 제시한 이후 개혁 방향을 두고 당내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경원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도 개혁이란 이름으로 혼자 (개혁안을) 발표하는 형식은 비민주적"이라고 저격했다.
나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의원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주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며 "언제부턴가 당의 문화가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이었던 것이 오늘의 외면받는 국힘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은 누구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한 나 의원은 "당의 개혁은 결국 당의 민주성을 어떻게 회복하느냐, 역량을 어떻게 강화하느냐의 문제"라며 "특정 세력만이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5대 개혁안을 발표하고 실행 여부는 당원 여론조사에 맡기자는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관련 당무감사 ▲9월 전당대회 개최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후 당 내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며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나 의원은 "개혁은 민심과 당심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빠른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정당성을 갖고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특정 세력이나 주체가 절차적·민주적 정당성 없이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나 의원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제안한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원내혁신과 정치혁신을 비롯한 국회 중심의 혁신위원회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감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나 의원의 정당성 지적에 대해 "그래서 당원 여론조사를 다시 한번 주장하는 것"이라며 "선배 의원께서 당을 살리기 위한 좋은 개혁안이 있다면 먼저 제언해주셨으면 한다"고 맞받았다. 당심을 엿볼 수 있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개혁안을 실행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위원장도, 원내대표도 혁신 의지가 강하면 바로 개혁안을 실행하면 되는데 공전 시키겠다는 건 시민들에게 잘못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며 '당원 여론조사'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한편 지난 16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송언석 원내대표는 중진의원들과 연달아 회동을 가지며 혁신위원회 구성 등 '당 혁신안'을 논의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안 수렴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조사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과 한번쯤 해볼만 하지 않냐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아직 결론난 사항은 아니지만 혁신위에서 김 위원장의 혁신안을 포함해 논의하자는 의견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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