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동물보호센터 겸 반려동물 입양센터 ‘반려온뜰’서 2년 넘게 주 2회 자원봉사 '펫로스 증후군' 겪고 시작한 봉사, 다친 믹스견 ‘버찌’와의 인연으로 이어져
“유기동물을 돌보면서 오히려 제가 힐링됐어요.”
고양시 동물보호센터 겸 반려동물입양센터인 ‘반려온뜰’은 단순한 보호소를 넘어 사람과 동물이 서로를 치유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2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최성희씨(47)는 “오히려 제가 이곳에서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말한다.
2023년 1월 서울에서 고양시로 이사 온 그는 반려견을 떠나 보낸 슬픔을 안고 그해 봄 ‘반려온뜰’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 봉사를 시작한 날, 좁고 낡은 견사에서 풍기는 악취에 몇 초간 마음이 흔들렸다는 그는 이제는 일주일에 두 번씩 빠짐없이 센터를 찾는 터줏대감이 됐다. 지난해 말 센터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시장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강아지를 너무 좋아했고 유기견 봉사가 오랜 꿈이었다”는 그는 “변을 치우고 설거지하고 청소하는 작은 일이지만 아이들이 제 손길에 꼬리를 흔들 때마다 작은 감동이 밀려온다. 이 아이들을 돌보면서 슬픔에서 회복됐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2014년 지자체 최초로 1천98㎡ 규모의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세웠고 지난 2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보호환경을 개선하고 ‘반려온뜰’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따뜻한 반려의 정원’이란 의미로 시민공모 당선작이다.
대형 견사와 중소형 견사, 유기묘 공간을 분리하고 수술실까지 갖췄으며 입양 상담 공간을 새로 만들어 반려동물 입양센터의 역할을 강화했다. 입양자에게는 마리당 최대 15만원의 지원금과 1년간의 안심보험도 제공된다.
시설 개선과 입양을 상담하며 유기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카페형 공간을 꾸민 덕분에 입양률은 지난해 44%에서 현재 65%로 크게 높아졌다.
센터 관계자는 “매주 찾아오는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200마리 넘는 유기동물 관리가 가능하다”며 “고양시민 누구나 청소, 산책, 사진촬영 등 다양한 봉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곳에서 봉사하다 만난 한 유기견을 6개월간 지켜보다 입양했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채 구조된 믹스견 ‘버찌’는 그렇게 그의 가족이 됐고 여러 차례 수술 끝에 이제는 다시 걷을 수 있게 됐다. “처음엔 남편이 펫로스 증후군을 걱정해 입양을 반대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버찌를 사랑한다"고 그는 말했다.
입양 상담공간 청소봉사를 마친 최씨는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입양돼 사라지는 날이 가장 기쁘다. 여기 있는 아이들이 더 이상 유기견, 유기묘가 아니라 가족으로 불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희망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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