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1일 1천편, 누적 54만여편 지나
한국공항공사가 대한민국 최남단 공역(空域)의 안전을 책임지는 한라레이더를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1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도 한라산 중턱 1100고지 휴게소 인근 1천138m 지점에 우리나라 최남단(제주남단) 공역을 지나는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한라레이더’가 있다.
지난 2023년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한라레이더는 중국과 일본, 미주, 호주 등을 오가는 국내외 항공기의 항적을 통합 감시한다.
특히 제주남단 공역은 중국, 일본, 호주, 홍콩, 대만, 필리핀, 베트남, 중동 등으로 향하는 항공로(Y711, Y722, B576)와 중국과 일본 간 운항하는 항공로(A593, Y590)가 교차하는 복잡한 공역이다. 1일 평균 1천여편, 한라레이더가 운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54만여편의 항공기가 이곳을 지나갔다.
당초에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동광레이더(해발 348m)가 관제를 맡았으나 낮은 지대에 있는 탓에 지구 곡률 등에 의한 감시(전파) 음영지역이 발생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76억원을 들여 한라산 고지대에 레이더를 설치했다.
한라레이더는 항공기 위치와 고도를 탐지할 수 있는 1차 감시레이더(PSR, Primary Surveillance Radar), 항공기와 무선통신을 통한 항적 식별이 가능한 2차 감시레이더(SSR, Secondary Surveillance Radar)를 갖추고 있다. 또 다양한 항적 정보를 탐지할 수 있는 자동종속감시(ADS-B, 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 시설까지 3중 감시체계를 마련해 항공기 조종사 및 관제사에게 정확한 항공기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관제사와 조종사 간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항공이동통신 시설과 데이터링크 장비를 함께 운영, 제주남단 공역 관제의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고지대에 있다 보니 직원들의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해마다 폭설로 인한 도로통제로 1년 평균 3~4차례, 3~4일씩 연속으로 근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한라레이더에는 15일치의 비상식량을 항상 보유하고 있다. 또 생활용수는 옥상에서 빗물을 받아 역삼투압 방식으로 처리해 사용하고 있으며, 오하수는 침전 및 미생물 분해방식으로 자체 정화한 뒤 자연 방류하고 있다. 오하수 처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연 1회 점검한다.
고철승 공항공사 제주항공무선표지소 소장은 “제주남단 공역은 특히 항공로가 교차하는 복잡하고 위험한 공역으로, 이곳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의 안전을 24시간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영진 공항공사 건설기술본부장은 “차세대 감시장비와 연계한 선진 감시체계를 운영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항공안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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