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 3대 세습 본격 채비…17세 구서진 띄운다 [한양경제]

성래은 부회장 딸 구서진씨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획득
영원무역 오너 3세, 영원무역홀딩스 계열 주주 첫 등장
영원무역, "공시 외 밝힐 내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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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영원무역 제공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보유한 영원무역이 3대 세습 채비에 들어갔다. 성래은 부회장의 자녀가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주로 등장하면서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인 YMSA는 성래은 부회장의 2008년생 만 17세인 딸인 구서진씨를 특수관계인으로 편입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4월 10일 공시를 통해 구서진씨가 지분 0.004%에 해당하는 550주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전 부친의 주식 증여를 통해 지배주주로 올라선 성 부회장이 이제는 딸의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다.

 

영원무역그룹 계열 지배구조는 YMSA(29.09%)→홀딩스(50.52%·59.3%)→아웃도어·스포츠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영원무역, 미국 아웃도어 ‘노스페이스’ 한국총판 영원아웃도어로 이어지는 출자구조를 뼈대로 한다.

 

정점에는 성 부회장이 위치한다. YMSA 50.1% 1대주주다. 성 창업주가 그간 강력한 오너십을 유지하는 지렛대로 활용해왔던 YMSA 지분 100% 중 과반을 2023년 3월 성 부회장에게 물려준 데서 비롯됐다.

 

올 4월초 성 부회장은 개인 유한회사 래이앤코(ray & co)의 지분 100% 중 30%를 구서진씨에게 증여했다. 성 부회장이 2017년 12월 개인 자격으로 창업한 현 자산 18억원(2024년 말) 규모의 회사다.

 

현재 래이앤코는 존재감이 없지만 앞으로 키워 딸의 대물림 재원을 마련하는 캐시카우로 활용하겠다는 성 부회장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영원무역의 오너 3세가 영원무역홀딩스 계열 주주로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래은 부회장이 부친인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주식 증여를 통해 지배주주가 된지 2년만이다.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 영원무역 제공

 

앞서 성래은 부회장은 2022년 11월부터 영원무역의 부회장을 맡았다. 2023년 3월에는 성기학 회장이 소유 중이던 YMSA 지분 50.01%를 증여받았다. YMSA는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29.0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영원무역의 2대 세습은 성공했지만 이후 2대 오너에 오른 성 부회장은 내세울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2023년 영원무역의 매출은 3조6,0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1억원으로 22.6%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3조5,178억원으로 2023년 대비 2.4% 줄었다. 영업이익도 3,155억원으로 50.5% 감소했다.

 

성 부회장 체제 이후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뾰족한 방안도 없는 상황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글로벌 업황 자체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회복할 거라 보고 있지는 않다”며 “긴 호흡을 갖고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영원무역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영원무역 제공

 

성 부회장이 경영 승계 후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원무역은 이번 3대 세습의 밑준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주식 취득 부분은 이미 4월에 공시된 내용으로 경영승계 준비 과정인지 답변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공시 외에 특별히 대외적으로 공개하거나 언급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향후 영원무역의 3대 세습이 본격화될 경우 이를 제재 하거나 막을 요인도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영원무역은 성 부회장의 증여세 납부를 위한 내부거래 등의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지만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3대 세습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지킬 경우 조사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주식을 증여하거나 상속한다는게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라며 “이번 영원무역의 경우처럼 단순히 주식을 넘겼다는 것 자체로는 조사를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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