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봄날의 크리스마스

대롱대롱 매달려 핀

때죽나무 흰 꽃을 보며

겨울날 나뭇가지를

따듯하게 덮은 흰 눈을 생각하지

 

때죽나무꽃은

근원을 향해 아래로 핀 눈의 꽃

하얀 눈은

하늘을 바라 피어난 봄날의 꽃이지

 

제철에만 피는 꽃들이

철을 바꾸어 피어나는 까닭은

잊지 않고 있다는 마음일까

 

꽃향기 일렁이는

열여섯 살 오월의 바람을

낙엽을 보내며

붉게 붉게 간직한

여름날의 질풍노도를

 

그 마음이 붉은 잎 12월

포인세티아로 피어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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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전 시인

연천 출생

홍익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수원공업고등학교 교사 지냄

제46회 ‘한국시학’ 신인상 당선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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