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우리의 인식과 감각이 어떻게 다층적으로 확장하는지 살펴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아트센터 자인에서는 3일부터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황은화 작가의 초대전 ‘또 다른 시각’이 펼쳐진다.
현대미술에서 평면과 입체, 실재와 허상 사이의 경계는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탐구 대상이었다. 황 작가는 이러한 전통적 개념을 계승하면서도 고유한 시각 언어로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안하는 ‘공간 회화’라는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황 작가의 작업은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의 입체감을 부여하고, 회화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그는 “한 점은 모든 것을 품고 시작하며, 면은 그 안에서 입체를 만들어낸다”며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을 입체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재구성한다.
황 작가의 작품은 흰 캔버스 위에서 출발해 절제된 선과 중첩되는 색채의 층위를 통해 익숙하면서도 낯선 내면의 풍경을 그려낸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선형적 시간에 매몰된 시각에서 벗어나 더 깊은 차원의 시간 전환을 유도한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서로를 비추며 공존하는 이중적 세계관은 작가가 언급한 ‘한 수레바퀴’의 은유로 표현된다. 작가는 “비움은 채움을 기다리고, 채움은 비움의 순환 고리를 갖는다”고 말하며 어둠과 빛, 낮과 밤, 이쪽과 저쪽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 시각의 환기와 전환을 유도한다.
수원 출신인 황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런던예술대 첼시미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미술협회원, 수원미술협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 수원전통문화관, 2022년 정문규미술관, 2021년 북수원도서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작품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황 작가는 “작품의 출발은 일상의 사물을 절제된 선과 색의 층위를 더해 낯설게 환기하는 데서 비롯된다”며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공간 회화 속에 깊이 몰입하며 평면과 입체,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경계의 미학을 온전히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