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정치부 차장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른다. 국민이 대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권력을 부여하는 일, 그 권력을 막강하게 만드는 정통성, 그게 바로 선거다. 오늘, 우리는 나라의 얼굴이자 미래인 대통령을 결정한다. 오늘이 지나면 혼란스러웠던 권한대행 체제는 사라지고 다시 대통령이 이끄는 나라로 안정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대통령선거가 끝은 아니다. 지지를 호소한 후보들에게도, 국민에게도 대선은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구성되는 새 정부는 불과 1년 뒤 하나의 성적표를 받아든다. 민심의 평가표이자 그들의 국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치가 될 지방선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들어서는 정부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과의 약속 이행에 초점을 맞출 거라 입을 모은다. 그 근거로 내세우는 것 역시 지방선거다. 이들은 알고 있다. 국민이 지방선거를 통해 냉정한 국정 평가를 내놓게 될 것을 말이다.
짧고 치열한 선거였다. 전쟁같다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끝으로 갈수록 서로를 향한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이런 경쟁력이 있으니 저를 뽑아주세요’보다 ‘이렇게 나쁜 사람이니 저 사람은 뽑지 마세요’가 난무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번 대선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 그들이 가려버린 공약들을 하나씩 꺼내 점검해야 한다. 유권자인 우리가 그들의 약속을 놓치지 않고 기억해야 약속을 어길 때도, 지키지 않았을 때도 그들에게 항의할 명분과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오늘이 지나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 그러나 당선이란 성적표는 또 다른 투표 속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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