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재성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지역경제 주춧돌,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만나다③]

27일 오전 여주도자문화센터에 위치한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사무실. 이연우기자
27일 오전 여주도자문화센터에 위치한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사무실. 이연우기자

 

“여주는 맑은 물과 좋은 흙이 어우러진 천년 도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귀한 전통을 지키고 계승하며, 새로운 시대 감각에 맞는 도자기를 만드는 도예인들이 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1985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속도자기 협동조합인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이 탄생했다. 여주 도자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백자·청자·분청사기 등 작품도자기와 접시·머그컵·식기 같은 생활자기까지 수많은 도자기가 여전히 생산되고 있지만, 시장 변화로 업계는 위축되고 있다.

 

27일 오전 여주도자문화센터에 위치한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피재성 조합 이사장이 여주 도자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연우기자
27일 오전 여주도자문화센터에 위치한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피재성 조합 이사장이 여주 도자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연우기자

 

136개 회원사의 고심 만큼, 지난해 2월 취임한 피재성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의 고민도 깊다.

 

피 이사장은 “이론적으로는 좋게 말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여주 도예 인구만 봐도 과거 5천여명에서 현재 800여명으로 대폭 줄었는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자금 확보의 어려움, 인력난, 경영 및 기술 적응 문제, 폐업의 위험성 등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느끼는 난항은 ‘해외발(發)’이 아닌, ‘플라스틱의 확대’다.

 

그는 “도예인들은 해외 시장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안 받기도 한다”면서 “예를 들어 화분 공장이 우후죽순 늘어났던 시절 베트남에서 저가 화분이 들어오면서 많은 공장들이 타격을 입고 폐업했다. 이런 경우에는 해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큰 영향을 주는 건 플라스틱”이라며 “음식점의 경우 예전에는 돌솥밥 등 식기의 대부분이 생활자기였지만 지금은 플라스틱으로 대체되지 않나. 여주 도자기는 시장경쟁력이 굉장히 좋은 편인데도 ‘플라스틱’과의 경쟁력에선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몰락’을 기다리진 않는다. 여주도자기조합은 올해까지 37회에 걸쳐 여주도자기축제를 주관하고 있고, 많은 이들에게 여주 도자기를 직접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7일 오전 여주도자문화센터에 위치한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사무실. 이연우기자
27일 오전 여주도자문화센터에 위치한 여주도자기사업협동조합 사무실. 이연우기자

 

피 이사장은 “여주시의 전폭적인 지지로 올해 ‘여주 관광 원년의 해’가 선포되면서 출렁다리 개통식을 여주도자기축제에 맞춰 진행했다. 덕분에 방문객 수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늘면서 도자기 판매부스 매출도 2배가량 증가했다”며 “도예인에게 경제적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도자기의 ‘부흥’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춰 시장 변화를 모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피재성 이사장은 “점점 도자기 수요 물량이 줄어들더라도 기본적으로 유지되는 양은 꼭 있으리라 보고, 현재 오프라인 위주로 구축된 도예 시장은 온라인화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 중”이라며 “결국 저희 조합의 역할이자 목표는 ‘여주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조합원들의 복리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갖춘 도자기가 태어나는 곳, 그리고 땀 흘려 작품을 만드는 도예인들이 있는 곳을 기억해주시길 희망하며, 여주 도자기가 일상에 작은 행복과 아름다움을 더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