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3명… SPC 계열사 또 ‘닮은꼴’ 사망사고

평택·성남 샤니 이어 이번엔 시화공장서
윤활유 작업 중이던 50대 女 근로자 참변
회장 사과 무색, 부상 등 산업재해 반복
SPC삼립 “성실한 조사… 후속 조치 최선”

SPC그룹. 연합뉴스
SPC그룹. 연합뉴스

 

SPC 계열사에서 또다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포켓몬빵’으로 유명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앞서 평택 SPL, 성남 샤니 공장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잇따랐던 만큼, SPC의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께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근무하던 A씨가 작업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당시 A씨는 빵을 식히는 공정의 컨베이어에 윤활유를 뿌리던 중 상반신이 말려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공장이 전면 가동되면 컨베이어 벨트에서 이상 진동과 소음이 발생해 몸을 깊이 넣고 윤활 작업을 해야 했다”는 동료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사고는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사망 사고다. 2022년 10월15일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숨졌고, 같은 달 23일 성남 샤니 공장에서는 컨베이어에 손이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허영인 회장이 사망 사고에 대해 사과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일어났다.

 

2023년 8월에도 샤니 공장에서 사망 사고가 이어졌다. 반죽 기계에 배가 끼인 50대 여성 근로자가 숨진 것이다. 평택과 성남, 시흥까지 SPC 제빵공장에서 최근 3년 새 사망 사고가 세 건 발생했다.

 

SPC 측은 2022년 사고 후 안전 투자 확대 계획을 내놨다. 당시 3년간 1천억원 투자를 약속하고, 지난해까지 52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주요 생산시설에 국제표준 안전인증을 취득 중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유사 사고는 계속됐다. 2023년 10월 SPL 공장에서 손가락 골절 사고가 발생했고, 11월엔 외주 근로자 머리 위로 컨베이어가 떨어졌다. 올해 1월에는 손가락 절단 사고도 있었다.

 

최근 3년간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사망 3건, 부상 5건이다. 대부분은 고용노동부나 경찰의 수사로 이어졌다. SPL 대표 강동석씨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샤니 대표 이강섭씨는 검찰에 송치됐다.

 

반면 허영인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는 처벌받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민주노총 탈퇴 강요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노동자 사망 사고 관련 책임은 지지 않았다.

 

SPC삼립은 사고 당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김범수 대표이사는 “관계 당국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사고 원인 규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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