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안산선 시장들, ‘안전’ 말하며 ‘공사’ 희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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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안산선 경유 5개 지방자치단체장 공동 건의'에서 5개 단체장들이 신안산선 공사의 안전하고 투명한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대호 안양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이민근 안산시장, 임병택 시흥시장. 홍기웅기자

 

최대호·박승원·이민근·임병택·정명근 시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안양·광명·안산·시흥·화성시를 대표하는 회동이다. 공사 중인 신안산선이 경유하는 지자체다. 길이 44.7㎞에 이르는 복선전철이다. 지난달 붕괴 사고가 난 광명에서 모였다. 신안산선 공사의 안전하고 투명한 추진을 논의했다. 공동 대응 건의문에 서명하고 공식 발표했다. 발표된 공동 대응 건의문을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시공사, 시행사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것은 지난달 11일이다. 신안산선 제5-2공구 현장이었다. 지하터널 공사 현장 및 상부 도로가 무너졌다. 근로자 2명이 매몰돼 1명이 사망했다. 추가 붕괴 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반 시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 시장들의 건의문은 이런 시민 뜻을 담고 있다. 시행사와의 협력 체계 구축, 현장 점검 및 사고 조사위 참여 보장, 실무협의회 정례화 등을 촉구했다. 특히 신안산선 전체 구간에 대한 정밀안전진단도 건의했다.

 

이번 사고가 충격인 것은 미리 경고됐다는 점이다. 다른 곳도 아닌 감사원이 붕괴 사고를 경고했다. 2년 전 ‘지반 상태 불량’을 지적했다. 2023년 1월에 낸 ‘광역교통망 구축 추진 실태’라는 감사보고서다. 보고서는 ‘제5공구’ 인근에 단층파쇄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반 상태는 ‘매우 불량’한 5등급으로 판단했다. ‘인버트가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공법도 지적했다. 이런 감사 내용이 전달됐고, 업체도 동의했다.

 

완공 목표를 4년 연기하겠다고 했다. 보다 안전한 공사를 위한 선택으로 보였다. 그렇게 진행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하지만 국토부가 4년의 공기 연장 계획을 2년으로 단축했다. 곧이어 지역 정치인들은 ‘부당한 연장’이라며 규탄했다. 신안산선 지역 국회의원들의 압박이었다. 이런 압박 속에서 공사가 진행됐다. 불행히도 사고가 났다. 사고 지점은 5공구였고, 사고 형태는 지반 붕괴였다. 감사원이 경고했던 그대로다.

 

신안산선의 현재 공정은 약 55%다. 개통이 2025년 4월에서 2026년 12월로 연장됐다. 이번 사고로 추가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조속한 개통에 대한 지역 요구가 있다. 이 요구를 잘 알고 있을 시장들이다. 그럼에도 이날 ‘안전’을 촉구했다. 전 구간 정밀안전진단 요구도 내놨다. 정명근 화성시장의 설명이 이랬다. “신안산선은 경기 서남부권 교통 편의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맞다. 규탄해서 될 공사가 아니다. 참변 이후 지금은 더욱 그렇다. 안전부터 증명하고 가야 한다. 전(全) 구간 점검도 당연하다. 공사 재개는 그 다음의 일이다. 시장들이 ‘개통’ 대신 ‘안전’을 말했다. 그 언어 속에 이런 고민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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