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주꾸미는 해마다 이맘때면 사랑받는 수산물이다. 길이는 24㎝ 남짓하다.
더 깊게 들어가 보자. 녀석의 몸에는 둥근 혹 모양의 돌기가 빽빽하게 나 있다. 눈 주위에는 살가시가 몇 개 있다. 다리는 모두 여덟 개인데 2~4줄로 빨판이 있다. 거의 대부분의 지느러미를 새처럼 날갯짓을 하며 헤엄친다. 물속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먹이는 작은 물고기다. 자신보다 큰 물고기가 다가오면 수관(水管)으로 땅을 파 숨거나 먹물을 뿌리고 도망간다.
서해를 포함해 국내 모든 연안에서 잡힌다. 서식지는 주로 서해이지만 동해와 남해에서도 잡힌다. 수심 5~50m의 모래나 자갈 바닥에서도 발견된다. 산란기는 3월이다. 성숙기에는 난소가 밥알 모양으로 바뀐다. 덩치가 낙지에 비해 많이 작은 편이다. 머리 양옆으로 진하게 나 있는 눈을 닮은 금색 고리 무늬가 매력적이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수명이 1년이 안 될 정도로 짧다.
최근 주꾸미 어획량이 5년 전보다 급감(경기일보 8일자 8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늦추위로 바닷물의 저온 현상이 길어지면서다. 수협중앙회 분석 결과 어획량이 2020년 3천327t에서 지난해 1천748t으로 47.5% 줄었다. 봄에 잡히는 주꾸미 감소 폭이 더 컸다.
올해 바닷물 온도 변화를 살펴보자. 지난 2월 초순 3.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도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월 중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도 낮았다. 지난 1월부터 한 주를 제외하고 최근까지 줄곧 지난해보다 낮았다. 이 때문에 어민들이 주꾸미 대신 소라나 수출용 가재를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심해지는 바닷물의 저온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이상 한파가 기승을 부릴수록 봄 바닷물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도 강해진다.
시절이 하 수상하면서 봄 주꾸미도 이젠 옛말이 되는 건가. 내년 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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