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방송토론 뒤 단판 승부"... 韓, 수용할까 오늘 金-韓 2차 회동에 단일화 운명 달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단일화 일정과 방식을 제시하며 사실상 한덕수 무소속 후보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김 후보는 8일 오전 “다음 주 수요일(15일) 양측 후보가 방송토론을 진행한 뒤, 16~17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주말까지는 각 캠프가 독자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이후 정해진 방식에 따라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구상이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제안을 김 후보가 단일화 구도를 선점하려는 정치적 압박 카드로 분석하고 있다. 언뜻 공정한 절차처럼 보이지만 김 후보가 단일화 조건 시간과 방식을 장악한 고도의 계산이라는 것이다.
핵심은 시점이다. 한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온 반면, 김 후보는 16~17일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시기 자체가 한 후보의 '불출마 선언' 시한을 넘긴 것으로 사실상 '철수하든가 내 조건을 수용하라'는 강경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제는 한 후보의 선택이다. 지금까지 '11일 단일화' 입장을 고수해온 상황에서 김 후보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면 "김문수에 끌려간다"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 반대로 철수할 경우 '반이재명 빅텐트'라는 보수진영 대의를 포기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여론조사 구도도 변수다. 일부 조사에선 한 후보가 단일후보 적합도에서 앞선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김 후보는 국민의힘 공식 후보로서 조직력과 정당성을 바탕으로 지지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향후 여론조사 질문 방식과 양자·다자 구도 설정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유리한 방식을 선점해 협상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의 이번 제안을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려는 전략이라고 본다. 단일화를 거부하는 듯 보이면서도 시점을 밀어붙이며 유리한 구도로 끌고 가려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 후보는 지금까지 고수해온 기한 내 단일화 원칙 때문에 입장 선회가 쉽지 않지만 보수진영 승리라는 대의 아래 절충점을 찾을 여지도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단일화 국면은 단순한 여론조사 경쟁이 아니라 누가 대선판에서 정치적 주도권을 쥘 것인가를 가르는 힘겨루기"라며 "한 후보가 김문수의 ‘최후통첩’을 받아들일지, 혹은 새 협상 카드를 내밀지 2차 회동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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