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Q&A] 타인에 적대적인 아이,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아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랑·신뢰 모습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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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유동수화백

 

Q.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부모입니다. 딸이 담임선생님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조금만 지적을 당해도 계속 악을 쓴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려고 하면 엄마가 자기 말을 들어준 적이 없다며 대화를 거부합니다. 아이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열 수 있을까요.

 

A. 어여쁜 자녀들이 갑작스레 부모님을 포함한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이 성장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생각하고 본인을 점점 독립적인 개인으로 인식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가끔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출하거나 항상 자기 말이 옳고 남은 무조건 틀렸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래들과 어울리려 해도 남들과 다른 화법, 행동 때문에 원만한 사이를 유지하기 힘들뿐더러 조금이라도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흔히 이러한 언행을 보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적대적 반항장애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조금만 더 살펴보면 자기 정서나 의사를 제대로 표출할 기회가 없었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자기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내뱉는 절규일 수도 있습니다. 마치 “내 말을 좀 들어주세요” 하고 외치는 것이죠.

 

정신건강의학자들은 우울증을 앓을 때 우울감이 이러한 정서 조절에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합니다. 소아 우울증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잦은 짜증, 극도로 높아진 불안 등이 그 예이며 이는 앞서 언급한 반항장애와 어느 정도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훈계나 훈육, 행동 교정이 통하지 않고 떼를 쓰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침착함과 냉정함을 유지하는 동시에 아이가 말을 먼저 꺼낼 수 있도록 천천히 기다려 주며 사랑과 신뢰로 보듬어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무조건 내 자녀가 옳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합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잘못된 언행은 확실하게 바로잡는 것이 필요합니다.

 

‘훈육자’인 부모의 모습을 잠시 접어두고 아이와 함께 걸을 수 있고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동반자’가 돼보는 건 어떨까요. 남도원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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