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행정구역 낙뢰 정보 서비스, 안전을 설계하다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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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 변화로 극한 기상 현상이 잦아지고 있으며 특히 여름철에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지표면 기온이 크게 올라 대기 상층과 하층의 기온차가 커져 불안정한 대기가 형성되며 적란운이 발달하는데 이 구름으로부터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이에 최근 몇 년 사이 구름에서 지표로 떨어지는 낙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에서 지난해 발간한 낙뢰연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총 14만5천700여회의 낙뢰가 발생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관측된 연평균 낙뢰 횟수보다 43.83% 많은 수준이고 2023년에 비해서는 99%가량 더 많이 관측된 것이다. 낙뢰는 일반적으로 여름철인 6∼8월에 집중되는데 지난해에는 전체 낙뢰의 84%가 여름에 발생했다. 특히 8월5일에는 경기도, 경북, 강원도를 중심으로 2만7천회 이상의 낙뢰가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 관측된 전체 낙뢰의 약 19%에 달하는 수치다. 또 같은 날 광주광역시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는 낙뢰에 의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일도 있었다. 이 안타까운 사고는 낙뢰로 인한 피해가 높은 산이나 들판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크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기상 현상인 낙뢰를 탐지하고자 기상청은 1987년부터 낙뢰관측장비를 설치·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 21개의 낙뢰관측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탐지된 낙뢰를 신속히 분석해 10분마다 우리나라와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낙뢰의 위치를 기상청 누리집과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매년 기록된 낙뢰의 지역별, 일별 통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듬해에 낙뢰연보를 발간해 관계 기관, 지자체 등이 낙뢰 예방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올해 5월부터는 디지털 행정구역 데이터와 연계해 전국 행정구역별로 실시간 낙뢰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행정구역 낙뢰 정보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상레이더센터 누리집을 통해 누구나 광역시·도, 시·군·구별로 10분~2시간의 실시간 누적 낙뢰 횟수를 확인할 수 있다. 특정 기간, 일별, 월별, 연도별 낙뢰 정보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행정구역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낙뢰정보 서비스는 단순히 통계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국가와 민간의 주요 시설과 지자체의 낙뢰 재난 대응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실시간 낙뢰정보는 전력 시설이나 발전소, 건설 현장, 화학공장 등 낙뢰가 직간접적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시설에서 체계적이고 신속한 상황 판단과 시설 보호를 위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이 새롭게 제공하는 실시간 디지털 행정구역 낙뢰정보 서비스와 날씨알리미 앱의 위치 기반 낙뢰 발생 예측 알림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모두가 낙뢰 피해 없는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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