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에 맞는 식재료 고르는 세련된 취향 유행...젊은 세대의 변화 눈길
“배달음식보다는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로 건강을 지키는 거죠.”
5일 수원시 조원동의 한 청과물 가게. 저녁 식사거리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 사이에서 앳된 얼굴의 김유경씨(28)는 꼼꼼히 미나리를 살피고 있었다.
마라탕, 매운 떡볶이같이 자극적인 음식이 가득했던 김씨의 식탁엔 얼마 전부터 푸릇한 채소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는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제철코어’의 영향이다.
최근 MZ세대의 관심사는 ‘제철코어’다. ‘핵심’이라는 뜻의 ‘코어(core)’에 ‘제철’을 더한 이 신조어는, 계절에 맞는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 세련된 취향으로 여겨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인스턴트와 배달 음식에 익숙했던 젊은 세대가 건강과 맛, 그리고 ‘힙’한 경험까지 선사하는 제철 식재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실제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2020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9세부터 39세를 대상으로 ‘제철음식’과 ‘배달음식’ 검색량을 비교한 결과, ‘제철음식’ 검색량 지수는 2020년 4월 39에서 지난달 89로 꾸준히 증가한 반면, ‘배달음식’은 같은 기간 41에서 5로 급락했다.
이러한 제철코어 유행 조짐에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성남에 본사를 둔 온라인 쇼핑몰 오아시스마켓은 ‘제철음식’ 카테고리를 별도 운영하며 미나리, 두릅, 키조개 등 다양한 식재료를 선보이고 있다.
일찍이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신선식품 사전 예약 서비스를 진행한 현대그린푸드 ‘그리팅몰’ 매출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9%나 크게 늘었다. 사전 예약 판매 상품 수 또한 2021년 30여 개에서 지난해 135개로 급증하며 MZ세대의 제철 식재료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는 것을 넘어, 건강과 미식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들은 신선하고 영양가 풍부한 제철 음식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자연과의 조화에서 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얻으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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