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4단계 건설공사 대금 1천700억 미지급 '논란'

‘T2 확장 공조·마감공사’ 비용 증가, 종합건설·하도급업체 약 65곳 참여
대출 등 선투입 자금, 경영난 심각... 공항공사 “증빙자료 부족, 논의할 것”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2024년 11월29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2024년 11월29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2여객터미널(T2)을 확장하는 4단계 건설공사를 마치고도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에 1천700억여원의 추가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4년 10월 말까지 ‘T2 확장 공조 및 마감공사’인 4단계 확장사업을 마쳤다. 이 사업은 최초 계약 금액이 9천286억원이었으나 시공량 증가와 자재 물량 추가 등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총 3차례의 계약 변경을 거쳤고, 2천974억원이 늘어난 1조2천260억원으로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시공사들은 지난해 10월 준공 전 공항공사에 설계변경 600여건에 대한 2천300억원의 계약금액 증액을 요청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이 중 600억원에 대해서만 동의했을 뿐 5개월이 넘도록 1천700억원에 대한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대금을 받지 못한 인천지역 하도급 건설업체들은 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4단계 확장공사는 초기부터 도면이 제대로 그려진 현장이 아니었고, 오류나 수정 사항이 많아 공사비 증가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공사 당시 발주처(공항공사)와 충분히 협의를 마친 뒤 추진 했는데, 이제 와서 증빙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못 주겠다고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4단계 확장공사에는 인천지역 종합건설업체 4~5곳과 하도급업체로 60여곳이 참여하고 있다. 공항공사가 지급하지 않은 1천700억원은 대부분이 하도급 업체에 지급해야 할 금액으로, 일부 하도급 업체들은 대출을 받아 선투입 한 자금을 메우거나,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은 최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시공사들이 요청한 사항의 신속한 검토를 위해 설계 변경 협의체를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갑)은 “이번 1천700억원의 공사비 미지급은 공항공사가 추진 과정에서 견적서를 제대로 받아 정상적으로 추진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항(준공) 일정을 무리하게 짜맞추다 보니 일은 시켜 놓고 나중에 돈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업체들이 죽어나가기 전에 추가 공사비를 지급하고, 추후 받아내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시공사나 하도급 업체가 설계변경을 위한 증빙 자료를 잘 제출하지 않은 점도 있다”며 “조만간 관계자들과 함께하는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추가 금액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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