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x4의 세계’(창비 刊, 조우리 글, 노인경 그림)
“걷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다시 살아가는 것. 너는 그걸 해내는 중이야.”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29회 고학년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두 아이가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희망과 우정, 성장을 그려낸다. 대상을 수상한 조우리 작가는 2019년 작품 활동을 시작해 청소년소설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 왔다.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 ‘오, 사랑’ 등 경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필치의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다. 작가가 처음 펴낸 동화 ‘4×4의 세계’는 장애와 질병에 관한 주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주인공인 아동을 통해 풋풋하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잔잔하게 풀어냈다.
하반신 마비 장애로 걷지 못하는 소년. 어린이 재활 병동에 입원 중인 ‘호’는 우연히 또래 친구 ‘새롬이’를 만난다. 좋아하는 책에 메모지를 붙여 편지를 주고받으며 속마음을 털어놓고, 빙고 게임을 하고,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둘은 어느새 비 온 뒤 맑은 날 함께 산책하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이내 호의 퇴원이 결정되고 둘은 그들만의 세계를 계속해서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불안에 휩싸인다.
두 아이가 마음을 나누는 과정은 애틋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붓 터치가 돋보이는 화가 노인경의 수채화 풍경이 성장담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더욱 울림을 전한다.
■ 내 마음 다친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온더페이지 刊, 김호성 글)
휴앤 마음디자인 센터 김호성 원장은 마음이 아파 상담소를 찾지만 이유를 알지 못하는 이들을 많이 만났다. 그는 이러한 사람들의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 역시 겪어 본 일이기 때문. 자신 자체가 타고난 민감한 기질에다 어려운 집안 사정이 겹쳐 마음의 상처가 몸의 고통으로 발현됐다. 이렇게 살 수 없다는 한계에 다다랐을 때 스스로를 살리고자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의학최면을 배우고 뇌과학까지 공부한 끝에 죽음의 문턱에 있던 자신을 삶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는 뉴런의 구조를 바꿔야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심리학에 뇌과학과 의학최면을 접목한 ‘치유 프로세스’를 완성했다. 10단계로 이어지는 치유 풀코스는 힘들었던 일 리스트 작성하기-감정표 체크하기-마음아이에게 공명하기-거울을 마주해 스스로를 위로하기-가장 오래되고 깊은 상처를 찾아 들어가기 등 한 단계씩 코스를 밟아가다 보면 어느새 10단계에 다다르고 건강하고 평온한 일상을 영유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반적인 이론에서 벗어나 사례별 치유의 과정이 상세하게 드러난 점이 눈길을 끈다. 가족관계, 학창시절, 사회생활 등 다양한 사례에서 겪은 상처를 어떻게 마주하고 치유해 나가는지 실사례가 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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