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기학회 10년, 경기의 과거와 미래를 잇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장·경기학회 1, 2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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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경기학회가 창립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경기학회는 2015년 4월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를 통합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출범했다. 경기학회는 단순한 연구 단체가 아니다. 과거의 지역사 연구를 넘어 경기도라는 거대한 지역공동체를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자들의 모임이다. 경기학회 창립에는 대학교수와 정부출연기관 연구원, 자치단체의 학예사 등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화 기획자와 기업인도 동참해 현장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했다.

 

경기학회의 뿌리는 깊다. 광복 이후 시작된 경기지역 연구 전통을 계승하고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급속히 발전한 지역학 연구의 흐름을 받아들였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학이 따로 놀던 연구 방식을 넘어 다양한 학문을 융합해 경기도를 통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경기학회를 탄생하게 했다.

경기학회는 창립 후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경기도의 역사, 문화, 미래 문제를 다뤘다. 경기학 이론과 방법론, 2019년 경기 천년을 맞이해 경기도의 미래상 제시, 인문도시 연구, 인공지능(AI)이 초래할 기술과 미래 사회 등을 연구했다. 이 외에 경기도 정체성 정립과 당면한 과제를 연구했으며 학회지 ‘경기학연구’를 발간해 경기학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 ‘새로운 경기학’이 필요하다. 2025년 창립 10년을 맞이하면서 경기학회는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동안 경기학 연구가 연구자의 관점에서 이뤄지지 않았는지 자성할 필요가 있다. 시민의 관점에서 경기도민의 삶과 더욱 맞닿은 연구를 해야 한다.

 

새로운 경기학은 경기학 연구 지평을 공간적으로 확장하고 시간적으로 미래 사회까지 연장해 연구해야 한다. 경기도는 휴전선과 서해안을 끼고 있다. 따라서 분단의 문제, 중국 나아가 동아시아 문제를 경기학 연구 문제 의식에 포함해야 한다. 시간적으로는 인공지능이 초래하고 있는, 경기도와 인류가 한번도 겪지 못한 미래 사회로의 질주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한국은 20세기와 다른 21세기를 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연구의 시선이 20세기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2025년 오늘 한국은 다른 나라를 따라잡는 ‘추격의 시대’가 아니라 인류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 하는 ‘추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추월의 시대에 맞는 연구가 필요하다.

 

앞으로 경기학회는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것이다. 경기도를 넘어 동아시아를 품고,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경기학회 10년,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10년, 경기도를 품고 세상과 소통하는 연구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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