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57.1%, 단체 활동 참여 경험 있어 “집에만 있는 노인 적극 발굴해 여가 프로그램 홍보”
#1. 수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민수정씨(67)는 여가시간에 시니어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건강 관리 차원으로 시작했지만, 30여명의 시니어들과 어울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패션쇼 무대를 준비하며 전에 없던 생기를 얻었다. 그는 “스스로 멋지게 나이든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시니어모델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2. 결혼 51년차인 김기자씨(75)·이구택씨(79) 부부는 은퇴 후 안양에서 13년째 특별한 여가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노인요양원을 찾아가 30~40여명의 노인과 어울려 색소폰을 불고 노래하는 것. 부부는 “행복해하는 어르신들 보면서 오히려 우리가 더 행복해진다”며 “부모 같은 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 인생의 낙”이라고 말했다.
타인과 어울려 취미활동을 즐기는 고령자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57.1%는 지난 1년간 단체 활동 참여 경험이 있고, 이중 취미, 스포츠 및 여가 활동단체에 참여했다는 비율은 2019년 29.6%, 2021년 33.3%, 2023년 38.1%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취미활동이 노년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를 끼친다고 설명했다.
안양시 호계실버타운요양원에서 일하는 이지현 사회복지사는 “노인은 고립되기 쉬운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고립 해소뿐 아니라 우울증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고령자들이 취미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정보 접근이 어려워 손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2023년도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지난 1년간 여가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24.2%),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21.3%) 등을 주된 이유로 들기도 했다.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어떻게 취미 생활을 해야할지 몰라서 시작조차 못하는 셈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여가생활은 하는 분들만 하는 경우가 많다. 다수의 노인들은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령자의 취미활동을 늘리려면 지자체의 홍보가 필수적이다. 석 교수는 “복지관 등을 찾지 않는 노인이라도 다양한 여가생활에 대해 쉽게 접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시군이 자체적으로 노인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복지관을 통해 홍보하는 것에 그친 것이 사실”이라며 “시군과 소통해 복지관을 찾지 않는 노인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자체가 제공하는 여가생활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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