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지탱할 ‘에이지테크’…“도, 전략적 지원 필요”

초고령사회 현실된 한국…정부, 한국형 에이지테크 집중 육성 추진
3년 남은 경기도… 고령친화산업 육성은 ‘제자리’

스마트팜
부천시의 스마트 경로당에 설치된 스마트팜. 부천시 제공

 

#1. 수원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평소 건강 관리를 위해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다. 지난 밤의 수면 상태와 심박수 뿐 만 아니라 실시간 스트레스 지수도 확인할 수 있어, 지수가 높아지면 마음을 가라앉힌다. 스마트 워치는 이제 없어선 안 될 개인 건강 비서가 됐다.

 

#2. 전국 최초로 도입된 부천시의 스마트 경로당에서는 자동으로 빛과 물이 공급되는 스마트팜으로 텃밭 가꾸기를 즐기는 어르신들을 볼 수 있다. 수확된 채소는 밥상에도 오른다. 화상 플랫폼과 사물인터넷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건강도 챙긴다. 전용 앱에서 혈압·혈당 등을 측정하면 보건소로 전달되고, 추적 건강상담과 치료에 사용된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에이지테크’가 주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경기일보 취재 결과, 스마트워치, AI 스피커 등 젊은 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술들이 도내 곳곳에서 노년층의 삶을 지탱하는 필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에이지테크(AgeTech)는 연령과 기술의 합성어로 고령층의 노후 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술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 말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2045년에는 국민의 40%가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8년 경기도 또한 초고령사회로 들어서게 된다. 정부나 지자체나 증가하는 노인 인구의 복지향상을 위한 고령친화산업의 육성·지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박소연 동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에이지테크 산업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제성장의 중요한 동력”이며 “신체적 자립성과 안전성 강화, 고립감 해소, 복지비용 절감 및 신산업·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3천억 원을 투입해 한국형 에이지테크 육성을 추진한다. 지난 3월 발표한 ‘에이지테크 기반 실버경제 육성전략’에서 5대 중점 분야를 ▲AI(인공지능) 돌봄로봇 ▲웨어러블 디지털 의료기기 ▲노인성질환 치료 ▲항노화 재생의료 ▲스마트홈케어로 보고, 관련 R&D(연구개발)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부산시는 지난해 중장기 고령친화산업 종합계획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해 조만간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도는 고령친화산업 육성과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는 2019년 ‘고령친화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산업 지원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일부 개정했지만 관련 내용에 대한 실행이 지연되고 있다. 고령친화산업 관련 계획안 역시 지난 2023년이 마지막이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개정으로 재량 사항이었던 종합 계획·연도별 계획 수립이 의무화되고, 해외 진출 지원 등의 내용이 추가됐다”며 “하지만 7월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8월에 올해 예산이 나온 상황이라 실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추가된 내용을 반영해 종합적인 내용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에이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충우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전략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자체가 에이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R&D 지원, 기업 유치, 규제 완화 등 세부 목표와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증해 산업 클러스터로 확장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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