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
2013년부터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세계가 슬픔과 애도의 물결에 빠졌다.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뛰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과 기아,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등 인류가 마주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회계 업무를 봐주던 양말공장에서 청소와 사무보조로 일했으며, 공업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오전엔 공장에서 일하고 오후엔 학교에서 식품화학을 공부했다.
스물두살에 수도회인 예수회에 입회하며 사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주교와 추기경으로 있을 때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 사목에 힘썼다. 이후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고령으로 인한 직무의 어려움으로 물러나자, 다섯 차례의 교황 선출 비밀투표 ‘콘클라베’ 끝에 새로운 교황이 됐다. 그는 최초의 남아메리카 출신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이었다.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교황은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욱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주장해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사회를 중심으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았다. 그는 지난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한반도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고, 2021년엔 이라크에 가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의 평화적 해결과 난민 구제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최근엔 건강 문제로 우려를 샀다. 그는 지난 2월14일부터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후에도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고,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로 수혈받기도 했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지난 3월23일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고,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해왔다.
전날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했던 만큼 갑작스레 선종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는 슬픔에 잠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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