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빌라에서 아래층 이웃을 찾아가 다투던 중 살해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망상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오창섭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남성 A씨에 대한 첫 공판을 17일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이웃 관계로 층간소음 망상을 갖고 있어서 피해자에게 시비를 걸어오다 소음을 듣게 되자 최종적으로 살해하려고 마음먹었다"며 "귀가하던 피해자와 마주치자 논쟁하다 살해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재판에 출석한 A씨와 변호인은 사건 행위에 대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 측면이 있으며 망상 증세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재판에서 "정신과 약을 따로 먹은 적은 없고 가족이 정신검사를 권유했지만, 나중에 취직을 위해 정신질환 기록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거부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A씨 측의 정신감정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이 끝난 뒤 퇴정하는 A씨를 향해 피해자 유족들은 방청석에서 격렬하게 항의했다.
다음 공판은 6월 26일에 열릴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월 9일 오후 1시 15분께 양주시 백석읍의 한 빌라 5층에서 아래층에 사는 5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경찰에 "아래층에서 시끄럽게 해 항의하러 갔다가 홧김에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층간소음은 연결된 세대 외에도 전달될 수 있고 B씨가 사건 직전 귀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층간소음이 직접적인 범행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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