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메가커피 실적 고공행진 중가 브랜드 이디야. 매출·가맹점 줄어
15일 북수원의 한 메가커피 앞. 점심시간 주문을 마치고 음료가 나오길 기다리는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서있다. 매일 마시는 커피다 보니 부담이 덜한 저가 프랜차이즈에 발걸음이 잦아졌다.
직장인 A씨는 "평소엔 저가 브랜드 커피를 자주 마시지만, 기분 전환이 필요하거나 데이트를 할 땐 가격이 비싸도 스타벅스에 간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3조1천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은 36.4% 증가한 4천660억원을, 영업이익은 55.1% 증가한 1천7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가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이디야는 매출과 가맹점 수가 모두 줄었다. 이디야는 지난해 매출이 2천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줄며 2년 연속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 변동에서도 커피 전문점 시장의 흐름은 뚜렷했다. 직영 운영 체제의 스타벅스·폴바셋·커피빈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가맹점 확장이 두드러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의 지난해 가맹점 수는 2천681개로 전년보다 500개 이상 증가했다. 컴포즈커피와 빽다방도 각각 약 400개, 200개씩 매장이 늘었다. 지난 한해 동안 전국에 저가 커피 3사의 매장만 1천개 이상 생겨났다.
반면 한때 전국 3천개 이상 매장을 운영했던 이디야는 2천805개로 줄었다. 1년 새 200개 가까운 가맹점이 문을 닫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디야의 부진을 두고 저가 커피의 가성비와 고가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 사이에서 브랜드 포지션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커피 전문점 시장은 고가 브랜드와 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소비자 선택이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며 "이런 양극화 흐름 속에서 중간 가격대나 브랜드 색이 뚜렷하지 않은 업체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고가·저가 커피 브랜드 간 양극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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