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전·현직 경기도지사의 책이 베스트셀러 1, 2위를 다투고 있다. 대권 주자의 스토리와 정치 철학이 담긴 책인 만큼 독자들의 관심이 경선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책이 동시에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예약 판매가 시작된 동시에 교보문고에서 일간 베스트 종합 1, 2위를 각각 기록했다.
오는 15일 출간되는 이 전 대표의 책 ‘결국 국민이 합니다’는 그의 유년 시절과 정치 역정, 당대표직에 대한 소회와 정치 철학이 담겼다. 이 전 대표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나의 정치 인생과 정치철학 그리고 내가 꿈꾸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평가를 넘어서 ‘위기 이후의 국가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구상을 엿볼 수 있다.
11일 정식 판매되는 김 지사의 ‘분노를 넘어, 김동연’은 판자촌 소년에서 경제부총리, 그리고 경기도지사에 이르기까지 그의 여정을 담았다. 책에는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 ‘분노를 생산적 에너지로 바꾸는 법’,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하는 정치’에 대한 해답을 전달한다. 특히 기득권 정치의 타성과 결별하고, 국민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실용 정치에 대한 그의 철학은 대선 레이스에서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한다.
이런 가운데 주요 대권 주자들도 잇따라 저서를 출간하고 있다. 앞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성장이다’를 출간한 데 이어 지난 9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그의 책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연다’를 출간했다. 홍 시장은 책을 통해 지난 30여년 정치 인생을 정리하고, ‘정치 원로’로서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책은 그의 검찰 시절,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시절의 내막, 대선 패배 경험 등 다양한 굴곡을 담아내면서도, ‘새로운 헌정 질서를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귀결된다. 그가 말하는 ‘제7공화국’은 단순히 체제 변화가 아니라, 보수 정치의 내용적 재건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조기 대선이 시작되면서 대권 주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와 정치 철학을 유권자들에 알리며 소통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책은 자신의 사상이나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독자들에게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라며 “유권자와 직접 소통하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스트셀러에 대권 주자들의 책이 올라와 있는 것은 그만큼 관심을 끄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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