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공무원들의 마음을 잡아 둘 수 있을까. 새내기 공무원들의 퇴직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신규 공무원 퇴직률은 23.7%다. 20, 30대 공무원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17년 1천600여명에서 2021년 3천100명으로 늘었다. 2024년 9급 공채 경쟁률은 21.8 대 1이었다. 32년 만에 최저 경쟁으로 기록됐다. 2016년 이후 8년간 계속해서 하락했다. 올해 소폭 올랐다지만 추세로 보기엔 이르다.
공직사회는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골격이다. 젊은 공직자들은 그 골격의 미래다. 이들의 이탈을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청년 공무원 이직에 대한 원인 분석은 여럿 있다. 조직문화의 경직성을 들기도 한다. 수직적 보고체계, 연공서열 중심 인사 등의 현실이다. 감정 노동 스트레스도 지적된다. 악성 민원 등에 노출된 업무 성격이다. 그중에도 가장 많이, 그리고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역시 임금 등의 복지 체계다.
출발 임금 자체가 적다. 연차에 따른 임금 상승도 더디다. 민간 기업, 특히 IT, 금융 등 전문직군과의 차이가 크다. 가장 현실적이면서 피부에 와 닿는 원인이다. 정부 대책도 이 방향에 맞춰지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관련 대책을 내놨는데 그 핵심이 임금 인상이다. 9급 초임 공무원의 월급은 현재 269만원이다. 2027년까지 3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1년 미만 공무원에 대한 정근 수당도 신설했다.
또 다른 문제는 ‘워라밸’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넓은 의미의 복지다. 앞서 임금 조정은 정부 인사처의 업무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여할 수 없다. 하지만 워라밸 개선은 지방정부가 다룰 영역이다. 조례로 언제든 개선할 수 있다. 이 시도를 모처럼 도내 지자체가 시작했다. 부천시가 만든 ‘새내기 도약 휴가’다. 1년 이상 5년 미만 공무원이 대상이다. 기존 휴가에 3일을 추가해 지급한다. 조례로 제도화했다.
조용익 시장이 “일하고 싶은 공직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동의한다. 작지만 의미가 있는 시도라고 본다. 신생아 저하는 국가를 위기로 몬다. 출산율 높이는 데 천문학적 예산을 쏟고 있다. 새내기 공무원들의 이탈은 공직의 미래를 망친다. 이를 막을 실천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 부천시의 이번 실험이 그 출발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워라밸이 더 좋다’는 좋은 경쟁으로 확산되면 참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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