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무덤론’ 깨나… 전현직 줄줄이 대권 도전

대권 잠룡 관문 ‘도지사’… 무덤 징크스 넘어 새로운 서사 기록 ‘주목’
김동연·김문수 출마 선언, 이재명도 공식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이자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경기도. 이곳의 도지사는 항상 대권 잠룡들의 관문이다. 하지만 민선 2기를 제외한 역대 도지사 대부분이 대선 주자로 거론됐고, 실제로 대권 도전에 나섰지만 경선 탈락과 본선 낙선이라는 결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런 가운데 전·현직 경기도지사들이 9일 대선 출마를 잇달아 선언하면서 ‘경기도지사 무덤론’이라는 징크스를 넘어 새로운 서사를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선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조기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경선후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경선후보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번 연속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경선에 도전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13년 만에 대권 도전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12가지 죄목으로 재판받고 있는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라며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은 저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전 지사는 대선 본선까지 진출하며 전임자들과 다른 궤적을 그렸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불과 0.7%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승부 끝에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징크스를 깨뜨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대표는 이날 대표직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유튜브 채널 인사말을 ‘위대한 대한민국을 향한 새로운 길, 여러분과 함께 걷겠습니다’로 바꾸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앞서 역대 도지사들 또한 경기도지사직을 발판 삼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인제는 1995년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로 선출되면서 중앙 정치에서 지역 정치로 무대를 옮긴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신한국당(현 국민의힘 계열) 경선에 도전했지만, 이회창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후 경선 결과에 불복하면서 탈당, 독자 출마를 위해 ‘제3지대’ 국민신당을 창당했지만 낙선했다.

 

민선 3기 손학규 전 지사는 세 번 대권 도전에 나섰으나 모두 후보 경선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007년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정동영에 밀려 탈락했고, 2012년에도 민주통합당 경선에 나섰지만 문재인에게 졌다. 2017년에는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안철수 후보에게 패해 결국 출마가 무산됐다.

 

민선 6기 도백의 자리에 오른 남경필 전 지사는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유승민에게 밀려 탈락했다. 2018년 지방선거 낙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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