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대남방송 ‘고래싸움’에 인천 강화군민 속 터진다

박용철 군수 “우리가 먼저 멈춰야”... 소음 피해 문제 해결 적극적 건의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도 불사... 배준영 의원과 軍 간담회도 추진

박용철 강화군수가 26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국방부의 대북방송 중단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장민재 기자
박용철 강화군수가 26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국방부의 대북방송 중단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장민재 기자

 

“인천 강화 주민들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피해가 큽니다. 우선 국방부에 대북방송 중단을 적극 건의하겠습니다.”

 

박용철 인천 강화군수는 26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강화 주민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면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도 불사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군수는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강화·옹진)과 협력해 국방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대북 방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해보자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 방송을 끊어본다면 대남 방송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화군은 지난해 인천시 등을 통해 국방부에 대북방송 일시 중단 등 대안 마련을 요청했으나 국방부는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4년 7월말부터 현재까지 대남방송을 이어가고 있으며, 강화군 송해면과 교동면, 양사면, 강화읍 일대 주민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면 부족 및 피로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

 

박 군수는 “대남 쌀 보내기와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조치를 이미 하고 있다”며 “주민들 스스로도 소음 피해 해결을 위해 ‘소음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남 방송으로 인한 주민들의 정신적 피해도 심각하다”며 “강화 북부 지역 초등학교 중 송해초교는 신입생이 단 1명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보건소와 협력해 정신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심리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군수는 대남 방송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음창 설치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콘크리트 건물은 80%의 방음 효과가 있지만, 조립식 판넬 건물은 40%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음 피해 지도를 제작해 피해 정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방음 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일부 지원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피해 정도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더 많은 가구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군수는 “주민들의 생생한 의견을 국방부 등 정부에 전달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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