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美 58억달러 투자 270만t 전기 제철소 짓는다

자동차강판 특화 2029년 생산 목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 이미지.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 이미지.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미국에 58억달러(8조5천여억원)를 투자해 270t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춘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글로벌 철강 업체로의 위상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번 미국 투자는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총 58억 달러를 투자해 추진하는 이번 신규 전기로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一貫) 제철소다. 고로 제철소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이 곳을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DRP)와 전기로,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설비로 구성한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로 만들 계획이다. 연간 270만t의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이 제철소가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그리고 신규로 가동하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도 인접해 있어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나아가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와 미국 제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에 있으며 전략적 파트너사와의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해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철강사의 방향성을 확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2고로 화입식 이미지.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2고로 화입식 이미지. 현대제철 제공

 

■ 신성장 위한 전략적 결정…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제고

 

현대제철의 이번 미국 투자는 국내 철강 산업 침체를 극복하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한편 수익 중심 사업체계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현대제철은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생산해 현대차‧기아 및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에 최적화된 소재를 공급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당진제철소 완공 이후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특화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통해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직접 생산·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미국의 현지 판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미국 철강시장은 견고한 철강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 국내보다 천연가스·전력 등의 에너지 비용이 낮고 물류비 절감도 가능해 원가경쟁력 확보가 쉬운 장점도 있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준공식 이미지.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준공식 이미지. 현대제철 제공

 

■ 70년 이상의 전기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

 

현대제철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주요 고객사를 위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 등 국내 자동차강판 생산거점과 더불어 성장성이 높은 미국에도 자동차강판을 비롯해 고급 제품 생산이 가능한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함으로써 국내외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및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생산 제품의 신규 고객사 확보도 가능해져 당진제철소 등 국내 생산거점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현대제철은 70년 이상의 전기로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로 기반으로 약 100만t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22년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GPa급 탄소저감 고급판재시험 생산까지 성공했다. 2023년에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며,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통한 탄소저감 자동차강판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의 견조한 수요와 인프라 활용을 통해 탄소저감 전기로 생산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이 이뤄지면, 이 같은 생산체계를 국내에도 빠르게 확대 적용해 탄소중립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