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 “인천고법·북부지원 개원 등 커가는 인천 준비 나서겠다” [인터뷰]

지난 1월,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과 경기 부천·김포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다. 최 회장은 지역에서 20년째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로 인천변호사회에서 섭외이사와 재무이사, 제2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 회장은 임기 동안 ‘회원 1천명 시대’에 대한 대비와 법원, 검찰과의 소통을 통해 인천시민이 법률 서비스를 받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인천변호사회는 현재 8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속한 단체”라며 “회원,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천을 주도해 가는 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 조병석기자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 조병석기자

 

■인천 법률 서비스 강화

 

인천시민의 숙원인 인천고등법원 설치가 2024년 11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2월24일부터는 서울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에 형사 재판부와 행정 재판부가 설치됐다. 이에 따라 2019년 인천원외재판부가 개원했지만 형사 재판부와 행정 재판부가 없어 시민들은 2심을 받으려면 서울로 가야 했던 불편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인천고등법원이 2028년 예정대로 개원하려면 여유 공간 마련 등을 위해 인천지법 북부지원 개원이 시급하지만 미뤄지고 있어서다. 북부지원은 서구 당하동에 약 4만6천㎡ 규모로 들어선다. 당초 올해 개원할 예정이었지만 사업비 조정 협의 지연 등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하면서 개원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인천변호사회는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천변호사회는 지역 주요 언론사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홍보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인천변호사회는 최근 북부지원 공사 현장에서 검단지역 주민들과 함께 조속한 개원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북부지원이 하루빨리 준공되고 개원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인천시민과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고법 유치에 이어 해사전문법원 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해사법원은 해양, 선박, 물류 관련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원이다. 인천항에서는 외국 선박, 해운사와의 갈등으로 해마다 수십건의 분쟁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해상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독립된 해사법원이 없어 외국의 재판과 중재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2천억~5천억원에 이르는 해양 관련 계약과 분쟁심판 비용이 해외로 유출하고 있다.

 

인천의 해사법원 유치 경쟁지로는 부산이 꼽힌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시,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해사법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시민 100만인 서명운동과 국회토론회를 통해 인천시가 해사법원 설치의 최적지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시민, 국회의원과 협력해 인천이 해사법원 최적지라는 점을 부각시켜 해사법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변호사회는 국제분쟁전문법원과 회생법원 설치를 준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국제분쟁전문법원 설치를 위해 전담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인천고등법원 유치에 힘쓴 조용주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인천변호사회는 국제분쟁전문법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협력과 공감이 필요한 사안이기에 초석 다지기에 나선다. 인천변호사회는 회생법원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인천 유치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인천고법 설치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아직 준비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북부지원 개원을 통한 인천고법 설치는 물론 국제분쟁전문법원 준비 등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간담회를 했다. 인천변호사회 제공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박주봉 인천상공회의소 회장과 만나 간담회를 했다. 인천변호사회 제공

 

■인천 변호사 업계 발전

 

현재 인천시는 인구성장률이 상승세인 도시이며 경제성장률도 높아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 인천변호사회는 회원 변호사가 늘고 있어 조만간 1천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인천변호사회는 1천명의 변호사, 400만명의 인천시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올해 지역 대학 등과 학술세미나를 연다. 2026년에는 법원과 검찰도 참여하는 학술세미나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변호사회, 법원, 검찰, 대학 등이 참여하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소통을 이뤄내고 이를 인천의 미래를 대비하고 구축하는 초석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와 소통을 확대하는 것도 인천 변호사 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시 정책에 협조해 인천지역 경제 규모를 키우고 인천 변호사의 위상도 높일 방침이다.

 

최 회장은 “변호사 수가 늘어나면서 변호사 업계의 어려움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인천변호사회의 힘도 커지는 것”이라며 “인천 변호사들과 소통해 변호사회에서 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변호사회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도 대비한다. AI 기술 발전이 변호사 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변호사회는 최근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와 업무협약을 하고 회원들이 ‘슈퍼로이어 AI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AI 기술 발달 등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I 프로그램의 법률 사무 적용에 관한 교육과 세미나를 상반기에 열 예정이다. 인천변호사회는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슈퍼로이어 활용법과 기타 AI 프로그램을 통한 업무 및 법률 서비스 제공 등에 관해서도 회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AI가 법률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변호사 업계에도 당연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AI에 대비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해 AI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지난 2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 제공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이 지난 2월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 제공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강화

 

인천변호사회는 직능단체다. 인천변호사회는 단체 회원인 변호사들뿐만 아니라 시민들과의 접점도 늘리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이에 인천변호사회는 최 회장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을 찾아가는 등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할 예정이다. 또 인천변호사회 소속 인권위원회를 통해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한 법률 지원 업무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이미 대국민 법률 서비스로 민사와 형사, 가사, 행정 등 생활과 밀접한 법률 문제에 대해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약자, 다문화가정 등에게 ‘법률 구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 회장은 “더 많은 시민들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더 자주 만나 소통하고, 부족한 법률 서비스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변호사회는 2023년부터 난민 심사를 받지 못해 인천국제공항 출국대기실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이른바 ‘공항 난민’을 돕는 인천공항난민지원변호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난민법상 난민 인정을 받으려면 ‘난민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난민 심사 절차에 넘겨지면 ‘난민 신청자’가 되고, 국내로 입국해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불회부되면 입국할 수 없다. 이 경우 외국인들은 출국대기실 등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공항 난민이 된다. 인천변호사회 인천공항난민지원변호사단은 공항 난민의 ‘불회부 결정 취소 행정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 11월까지 관련 소송 25건을 맡았다.

 

인천변호사회는 최근 유엔난민기구 임원들과 만나 난민 보호 협력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난민 법률 지원 예산 마련과 난민 인권 향상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갈 방침이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도 6·25전쟁 전후 많은 아이들이 유엔의 도움을 받았다”며 “인천변호사회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엔난민기구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천변호사회는 법원, 검찰과도 소통할 계획이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지법, 인천지검과 해마다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이 같은 소통과 교류를 통해 법원, 검찰의 요청 사항을 수시로 교환하고 미흡한 점은 서로 개선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지법, 인천지검과 좋은 소통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재판 업무와 수사 행정 등 분야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인천변호사회와 법원, 검찰이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이러한 선순환적 구조는 전국 제2대 도시로 웅비하는 인천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동안 회원에게 집중

 

최 회장은 임기 동안의 목표에 대해 “인천변호사회 소속한 회원이라는 점은 변함 없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회원의 관점에서 인천변호사회 업무에 임하겠다”며 “인천변호사회가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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