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소년 합창단 최초 동양인, 여성 상임지휘자 출신 내달 취임연주…5월 뮤지컬 갈라콘서트·8월 잔디밭음악회 어린이 구성의 ‘주니어콰이어’…“자라나는 청소년 위해”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하나의 노래를 부를 때 느껴지는 합창만의 선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김보미 수원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47)는 지난 6일 수원SK아트리움 대연습실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시민과의 예술적 공감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합창단의 연습실을 대중 앞에 처음으로 활짝 공개하고, 공식 인터뷰의 첫 장소로 택한 이유도 이러한 의지의 하나였다.
지난 1월 제6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올해로 창단 43주년을 맞이한 수원시립합창단 최초의 여성 예술감독이자, 2년간의 수장 공백 상태를 깨고 이곳의 지휘를 맡게 된 인물이다.
그 앞엔 ‘최초’란 수식어가 많다. 지난 2012년 빈 소년 합창단 최초의 동양인이자 여성 상임지휘자로 발탁돼 큰 주목을 받은 김 감독은 유럽의 저명한 합창단과 연 100회 이상의 공연을 했고,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2013년에는 오스트리아 최고의 합창 지휘자에게 주는 ‘오르트너프라이스(Ortnerpreis)’를 수상했다.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인물이지만 이날 김 감독은 “나는 ‘지휘자 김보미’이고, 지휘자로서 합창단원과 소통하며, 소통의 결과를 관객과 어떻게 나누는지 무대에서 평가받는 사람일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달 3일에 있을 취임 연주를 앞두고 기대감과 떨리는 마음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다는 김 감독은 합창에 대한 애정을 한껏 드러내며 “합창이 가진 ‘소통’과 ‘화합’이라는 가치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최대한 많은 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꾸려나갈 수원시립합창단의 올해 계획 중 가장 야심 찬 시도는 ‘주니어 콰이어’ 합창단의 창단이다. 2018년부터 국내 최초의 어린이 합창단이자 60년 전통의 월드비전 합창단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는 김보미 감독은 “수원시 관내의 청소년에게도 합창을 통한 음악적 소양 향상과 올바른 가치관 및 정서 함양을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혼자가 아닌, 함께 노래하는 아이들을 보며 사회성과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이 많이 향상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해 왔다”며 “학교와는 다르게 다양한 나이, 학년, 성별이 뒤섞인 ‘작은 사회’와 같은 합창단에서 아이들은 질적으로, 양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대 공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1기로 출범할 ‘주니어 콰이어’는 수원시 관내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50명 내외로 구성돼 반년 정도 수원시립합창단의 교육을 받게 되며 추후 단독 무대나 합창단 공연에 게스트로 참석하는 것이 목표다.
김 감독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 공헌의 하나로 관내 초중고를 선별해 ‘명품 교가 선물하기’라는 이색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의 얼굴’이자 학창 시절의 큰 추억을 차지하게 될 교가를 수원시립합창단원의 목소리로 더욱 세련되게 재녹음해 선물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오랜 전통의 수원시립합창단을 이끌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합창단이, 그리고 ‘합창’이란 장르가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악기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사람들은 노래하기 시작했다. 혼자보다 여럿이 부를 때 그 가치와 의미를 더 커졌을 것”이라며 “합창은 남성끼리도, 여성끼리도, 혼성으로도 가능하고 언어도 장르도 무한대로 융합할 수 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하모니를 냈을 때 느껴지는 합창의 무한한 가능성과 선한 영향력을 시민들에게 선물해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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