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보바이러스·기생충에 ‘줄폐사’ 치사율 90%… 추가 전염 위험 일각선 “치료·격리 등 조치 시급”
인천수의사회 유기동물보호소에 개 파보바이러스(CPV) 및 기생충 등으로 인한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데도 보호소에서는 감염 동물에 대한 치료는 물론 분리조치 등을 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일 인천시와 인천수의사회 등에 따르면 수의사회의 유기동물보호소에 최근 3살 강아지 ‘호반이’가 입소 7일만에 혈변과 혈뇨 등의 증상을 보이다 결국 지난 2월27일 파보바이러스 감염으로 폐사했다.
파보바이러스는 개에서 발생하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분변, 타액 등을 통해 전파하며 예방 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 80%가 옮는 등 확산이 빠르다. 또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치사율이 90%에 육박한다.
앞서 진돗개 ‘진돌이’는 미생물 감염으로 온몸에 염증 반응(전신교상에 의한 패혈증)을 보였고 같은 견사에 있는 다른 개들의 공격까지 받으며 생식기를 비롯해 온몸이 물어 뜯기다 결국 지난 2월23일 폐사했다.
당시 봉사자들은 “호반이와 진돌이 등이 물과 사료도 먹지 못한 채 3일 밤낮을 설사한다”며 수의사회에 치료 등을 요청했으나 “당장 병원에 데리고 갈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특히 보호소에는 추가로 5마리의 개 등이 기생충 및 심장사상충에 감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3일 입소한 강아지가 파보바이러스 및 기생충 감염을 진단받았고, 같은 케이지에 있던 2마리의 개까지 옮았다.
이 때문에 보호소에 있는 40여마리의 개와 고양이 등까지 추가 감염 우려가 크다. 견사 1곳 당 4~5마리의 개가 함께 있고, 종전 감염 개에 쓰인 각종 물품을 대부분 함께 쓰기 때문이다.
봉사자 A씨는 “전염이 심한 바이러스에 걸린 상태로 입소가 이뤄졌는데도, 견사 등을 분리하지도 않고 방치하면서 잇따라 전염 및 폐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심장사상충 감염 등은 제때 구충제만 먹여도 걸리지 않을 텐데, 보호소에서의 유기 동물 관리가 너무나 부실하다”고 덧붙였다.
보호소 관계자는 “바이러스 등이 퍼졌을 때는 담당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격리를 해야 하는데, 당시 즉각적인 조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기동물 입소 때 기본적인 검사는 하고 있다”며 “치료가 필요할 때 수의사회 임원 등이 각자 병원으로 데려가야 해 시간이 좀 걸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보호소에서 폐사 등이 잇따르는 상황은 보고를 받아 파악했다”며 “군·구 등과 함께 전반적인 운영을 위한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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