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경제부장
매출 기준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자금 관련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며 이번 회생절차는 사전 예방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유통채널은 정상 영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생절차 소식이 알려지자 CGV와 신라면세점, 뚜레쥬르와 빕스 등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고 나섰다. 홈플러스에 대규모로 상품을 납품하는 일부 식품회사는 납품 대금에 대한 채권 추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 원인으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조원 규모의 막대한 부채가 꼽힌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대형마트에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로 이동한 유통 시장의 변화에서 찾는 것이 옳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 이미 편리함에 길들여진 고객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경쟁 업체들은 창고형 매장을 강화하거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강화한 복합 매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등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이러한 유통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이커머스 기업의 대표인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40조원을 돌파, 창사 13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쿠팡의 40조원 매출은 기존 유통 대기업인 롯데쇼핑, 신세계그룹(이마트, 백화점) 등을 뛰어넘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오프라인 매장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홈플러스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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