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점휴업’ 뇌혈관센터... 공공의료 지속가능 길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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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료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심뇌혈관센터가 아직까지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진료실 입구가 적막하기만 하다. 경기일보DB

 

공공의료원의 경영 악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인천뿐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다. 필수 의료진조차 채우지 못하니 의료 서비스 질이 떨어진다. 환자들이 덜 찾으니 경영이 더 어려워진다. 악순환이다. 인천의료원이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심뇌혈관센터를 새로 열었다. 독립 건물까지 마련한 의욕적인 사업이었다. 그러나 몇 달 되지도 않아 사실상 개점휴업에 직면했다. 전문의료진이 없어서다.

 

인천의료원 심뇌혈관센터는 필수의료 서비스 강화를 위한 투자였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146억원을 들여 지상 6층 규모의 별관동까지 지었다. 1층은 신경외과와 흉부외과 등 외래진료실이다. 3~ 5층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 등이다. 이런 준비 끝에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그러나 문을 연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전문의는 1명도 없다. 심뇌혈관센터를 이끌 심장내과, 순환기내과 전문의다. 인천의료원은 지난해부터 채용에 나섰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전문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연봉,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다. 시중의 심장내과 전문의 연봉은 통상 4억원대 중반이다. 그러나 인천의료원이 제시한 연봉은 3억원대 중후반이다. 심장내과 등은 언제 응급수술이 발생할지 모르는 근무환경이다. 인천의료원 심뇌혈관센터의 채용 인원은 2명뿐이다. 12시간 근무 등 힘든 근무환경이 뻔해 전문의들이 외면한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인천의료원은 그간 외부 전문의 파견으로 심뇌혈관센터를 이어왔다. 길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3명이 매주 화·목요일 2일만 진료를 봤다. 그러나 파견 전문의들이라 약물 처방 정도에 그쳤다. 수술은 손도 대지 못하는 ‘반쪽짜리’ 심뇌혈관센터 운영이었다. 파견 진료도 이번 달로 끝난다. 길병원도 전공의 사태 이후 전문의 피로도가 심각하다. 불가피하게 파견 전문의 복귀를 결정한 이유다. 3월부터는 전문의가 아예 없는 심뇌혈관센터로 남는다. 많은 돈을 들여 센터를 짓고 장비를 사들였다. 환자가 찾아와도 맞아줄 의사가 없는 인천의료원 심뇌혈관센터다.

 

이런 경우 지방의회 등에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충분한 재정 지원을 촉구한다. 그런다고 다 풀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20~30년 전만 해도 시립병원이나 도립병원이 적자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의료 소비시장의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시립병원이든 대학병원이든 의료 소비자가 기꺼이 찾아야 지속가능하다. 공공의료원이 제3의 길을 찾아야 할 때라는 주장에 공감한다. 그나저나 연봉 3억원대 중반에도 의사를 못 구한다니. 의사가 부족한 것은 틀림이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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