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공, 1천억원 빚 내 청사 이전 '논란'…시의회, 행정력 및 혈세 낭비 비판

인천 남동구 만수동의 인천도시공사(iH) 본사 전경. iH 제공
인천 남동구 만수동의 인천도시공사(iH) 본사 전경. iH 제공

 

인천도시공사(iH)의 서구 루원청사 이전 계획을 놓고 인천시의회에서 혈세 낭비 비판이 나오고 있다. iH가 각종 사업 때문에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루원청사 매입을 위해 약 1천억원의 빚을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16일 인천시와 iH 등에 따르면 iH는 오는 9월 준공하는 제2 루원복합청사의 건물 매입을 위해 820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청사 이전비 20억원 등이다. iH는 청사를 매입한 뒤 루원복합청사 건물로 청사를 이전한다.

 

이를 두고 시의회에서는 iH의 재정만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H의 지난해 부채 규모는 6조205억원(부채비율 195.6%)에 이르며 각종 개발 사업을 위한 토지보상 등 때문에 2028년에는 6조3천억원(20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H의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법인 출자한도가 줄어드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iH가 청사 매입을 위해 공사채까지 발행하면 자칫 재정 악화로 이어져 구월2 공공주택지구 사업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종혁 시의원(더불어민주당·부평6)은 “현재 남동구 청사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멀쩡하게 쓰고 있는데 서구 루원청사를 빚내서 산 뒤에 옮기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막대한 행정력 낭비와 함께, 청사 이전 과정에서 이뤄지는 시설물 보강 비용에만 수백억이 깨진다”며 “시민 주머니를 터는 소위 혈세 낭비나 마찬가지”라며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iH 관계자는 “현 청사 건물이 지어진지 30년이 넘기도 했고 루원시티가 인천시의 주도 사업 지역이라 청사 이전이 이뤄지면 일대 활성화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의 더 큰 미래 발전을 위해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시 산하 공공시설을 비롯해 공사·공단·위탁기관 등 많은 관련기관들이 분산 배치해 있어 행정업무의 효율성이 낮다고 보고 지난 2022년부터 전반적인 공공시설 재배치 방안을 마련해왔다. 이에 따라 루원청사에는 iH를 비롯해 인천시설공단, 인천환경공단, 서부수도사업소, 미추홀콜센터, 아동복지관 등이 옮긴다. 현재 iH 청사에는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와 종합건설본부가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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