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꽃 소비가 가장 활발해지는 졸업·입학 시즌이 도래했지만,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꽃다발 수요가 줄며 경기지역 화훼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과천시 주암동 화훼집화장에서 만난 농원 운영자 이해봉씨(61)는 “경기가 좋지 않아 꽃다발이 당연했던 졸업식이나 입학식에서도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하는 것 같다”며 “행사 꽃다발이 아닌 일반 상품의 판매 비중을 늘리려고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매출의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소매 꽃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이정연씨(32)는 “이달 말 근처 대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는데, 생화는 판매 때를 놓치면 버려야 하기 때문에 줄어든 수요에 물량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불경기 장기화로 축하용 꽃다발과 같은 일회성 소비가 줄자 절화(꽃다발 제작 등을 위해 잘라낸 꽃)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재동화훼공판장 기준 지난 1일부터 9일까지의 절화 거래량은 약 37만2천단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 사이에선 사용한 꽃을 재구매하는 ‘생화 중고 거래’와 같이 새로운 소비 형태가 발생하고 있다. 여러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졸업식에 사용했다”는 꽃다발들이 시중가보다 평균 2~3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졸업식 참석 감소와 개인 성장 중시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졸업 관련 꽃 소비 문화가 변하고 있다”며 “졸업식의 상징적 의미도 달라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 생산품 소비 장려 및 지자체 차원의 자금 지원 등의 정책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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