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항공 안전의 최우선 과제는 정비인재 양성

이희정 항공우주산학융합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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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의 증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글로벌 업무환경 등으로 국민들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횟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항공여객은 연평균 7% 증가했으며 2023년 국제,국내여객 규모는 1억명에 달한다. ACI(국제공항협의회)에 의하면 2025~2040년 글로벌 국제여객은 연평균 5%의 성장이 예측되고 미국 보잉사는 향후 20년간(2023~2043년) 전 세계 민간항공기 운영대수가 2만6천750대에서 5만170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수요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빠르고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항공안전에 대한 문제는 정부와 항공사 공항당국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가치이다.

 

최근 잇단 항공기 사고이후 정부는 “항공안전혁신위원회”를 출범 시키고 항공기 사고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정비역량과 높은 항공기 가동율을 살펴보고 항공안전 시스템 신뢰회복을 위해 항공안전제도 개선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항공안전개선을 논의함에 있어 우리나라의 항공정비분야에 종사하는 인재육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제외한 저비용항공사들은 운항정비 위주의 정비외에 대부분의 정비를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몽골등에서 위탁정비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에 있어서는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아 정비비 해외 외주비율은 비용면에서 54%(‘19년 기준)에 달한다. 특히 LCC항공사들의 정비 외주 비율은 78%에 이른다. 한국항공진흥협회에 따르면 23년도 인천공항의 항공기 지연 66,507편중 정비로 인한 지연은 2,335편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는 항공정비 교육기관이 36개로, 11개의 대학이외 대부분은 헬리곱터나 경비행기 정비위주이며, 취업후 항공사의 역량에 의존하다 보니 저비용항공사들이 자체적으로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항공우주산학융합원은 항공인재양성을 위한 사다리형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고등학생부터 재직자에 이르기까지 항공MRO산업 실무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지역인재의 사다리형 성장경로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시 항공산업 전체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제공하고 인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으나, 항공정비분야는 기체의 기종별, 정비수준별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고 있어 정비분야의 교육이 세분화 되고 고숙련 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아부다비에 소재하고 있는 항공교육원 GCAS(Gulf Center for Aviation Studies)는 항공조종사 시뮬레이터 비행훈련, 승무원 비상상황 대처교육 등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고 아랍에밀레이트 항공종사자 뿐 아니라 중동내외의 항공종사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민간항공국(ICAO)에 내는 분담금은 360만불로 이는 세계7위 규모이다, 항공인재양성 수준은 세계 몇 등일까? 자체 정비를 하기 위한 인재양성에 투입하는 예산과 시간보다는 해외에 의존하는게 당장은 기업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의 항공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인재를 양성하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이는 항공사 단독이 아닌 정부,항공사,공항당국이 거버넌스를 구성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협업해야 할 과제이다.

 

세계는 미래 도심항공교통 수단인 AAM(UAM)을 개발하고 있으며, 상용화될 날이 머지 않아보인다. 미래 항공 인재들을 선제적으로 양성하여 기체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고 나아가 수출도 할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차체를 개발하고 유지보수하고 수출하듯이 항공산업 인재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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