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식 시의원 “인천시가 인하대에 언급해야”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의 신문을 동료 시의원들에게 돌려 물의를 일으킨 인천시의회 허식 의원(국민의힘·동구)이 인하대학교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요구해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허 의원은 5일 열린 제300회 인천시의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 회의에서 이철 인천시 도시계획국장에게 “인하대가 개교 70주년을 맞았지만, 설립자인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등 발자취에 대한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70주년을 맞았는데 설립자(동상)가 없는 대학이 어디 있느냐”며 “공과를 떠나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면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하대가 총동창회 안에서 동상 설립 반대 의견이 있어 설치를 못 한다면 시가 가이드라인을 해 줘야 한다”며 “유정복 시장에게도 보고를 해 인하대에 언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건교위가 인하대 기숙사와 실험실 등 건축물 신축 등의 내용을 담은 ‘도시관리계획(도시계획시설: 학교) 결정 및 세부시설 조성계획 결정(변경)안 의견청취’를 다루는 과정에서 나왔다.
허 의원은 “인·허가권자인 인천시가 (동상 설립에 대한)이야기를 해 줘야지 학교에만 맡기면 안 된다”며 “한국전쟁이 끝나자마자 교육에 중점을 두고 인하대를 설립했는데, 설립자를 ‘좌우’로만 생각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철 국장은 “동상 건립은 도시계획이나 학교 시설 문제와 다르다”며 “이 문제는 인하대 학생이나 교직원, 동문 등이 합의해 결정할 내용이지 시가 입장을 전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승만 동상은 지난 1979년 인하대 교내 인경호 인근 정원에 높이 6.3m 규모로 건립했으나 5년 뒤인 1984년 학생들이 그의 독재와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민주화 시위 중 밧줄로 묶어 끌어내렸다. 이후 40여년간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학교 차원에서 이승만 동상 설치를 추진하거나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허 의원은 지난 2024년 1월 ‘5·18은 북이 민중봉기로 조작한 대남공작’이라는 제목을 내건 신문을 동료 시의원들에게 배포했다가 의회 차원에서 불신임안을 통과해 의장직을 내려놨다. 앞서 지난 2023년 11월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시의회 본회의장에 걸려다가 반발로 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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