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른 설 명절, 다양한 '결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새해 초입과 맞물린 긴 연휴 기간 동안 신년 다짐을 다잡기 위해 다이어트·자기계발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유통가가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국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는 77로 집계됐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 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RBSI가 3분기 연속 하락하며 얼어붙은 체감경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에선 올해 첫 돌파구로 설 명절을 꼽는다. 최장 9일간의 '황금 연휴'를 누릴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새해와 명절을 엮은 다채로운 '결심 상품' 등을 꺼내며 손님 맞이를 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건 운동 관련 품목이다.
무신사의 경우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피트니스 용품의 거래액이 전 주 대비 120% 급증했다. ▲스포츠웨어 상·하의(58%) ▲스포츠 신발(72%) ▲스포츠 가방(72%) 등도 많은 소비자가 찾았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 역시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직전 12일과 비교했을 때 요가복 60%, 스포츠 브라 52%, 숏 슬리브 30%, 스포츠 양말 97% 등 매출이 늘었다.
다이어트의 일환으로 '가벼운 먹거리'를 내걸며 분주한 곳도 있다.
GS25는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보름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이어트 관련 상품 매출이 이전보다 급증했다고 밝혔다.
직전 보름 대비 단백질 바 매출이 32% 늘었고, 샐러드가 16.1%, 구운란이 14.2%, 닭가슴살이 13.7%, 단백질 음료가 10.9%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컬리 또한 지난 3일부터 건강즙·비타민 등을 최대 40%, 샐러드·제로 음료 등을 최대 15%, 닭가슴살·달걀을 최대 20%씩 할인하는 기획전을 열었다. 행사 첫날 매출이 3개월 전(지난해 11월)에 비해 평균 2배가량 더 늘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유산균 선물세트', '등산 용품', '은단·껌·사탕·패치 등 금연보조제' 등 건강을 신경 쓰는 품목도 매출이 뛰고 있다.
한 편의점계 관계자는 "이번 명절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기 때문에 '명절 지나면 바로 자기 관리를 한다'는 고객들이 많다. 이에 편의점들도 고객들의 목표를 반영한 '결심 행사' 등을 기획하며 고객들의 목표를 실천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 ‘텍스트 힙’ 유행에 따른 필사노트·책갈피·재테크 서적 등 독서 관련 용품이나, 다이어리·수공예·그림 등 각종 취미 관련 용품도 판매량이 오르고 있다.
렌털전환(RX) 전문기업 프리핀스가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홈페이지 방문자 3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7명(71%)은 ‘1권 이상 책을 읽을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스24의 경우 '책꾸'(책꾸미기)에 필요한 북커버 판매량이 2023년 대비 2024년 195.1% 늘었고, 인덱스·라벨 스티커와 북마크·책갈피 또한 각각 93.3%, 42.8% 늘어났다.
수원특례시에서 수제 소품샵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저희 매장에선 인테리어 소품이나 굿즈들이 주로 판매되는데, 기존 작품을 북커버·키링·책갈피 등으로도 만들 수 있는지 문의가 들어왔다”며 “이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독서 모임을 하는 독립서점 등에서 새해 선물이나 모임 창단 등 이유로 단체 구매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어 매출이 소폭 올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 플랫폼 W컨셉의 경우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다이어리, 노트, 펜 등 문구류의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오른 상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1월에는 새해뿐 아니라 명절도 더해지면서 건강, 집, 목표 관련 상품 소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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