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휘모 사회부장
지난해 말 운동을 가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던 중 허리에서 ‘뚝’ 하는 소리와 함께 주저앉았다. 처음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척추병원에 실려가 입원까지 하게 됐다. 의사의 진단은 한 달간 꾸준한 치료와 금주. 약 복용 중 음주 시 간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고 염증이 심화되기 때문이란다.
마침 새해 직전에 발생한 일이라 본의 아니게 금주가 새해 다짐이 돼 버렸다. 처음부터 무리라고 생각하면서 졸속으로 계획한 금주의 다짐은 한 달은커녕 허리가 적당히 회복된 2주일 뒤에 무너져 버렸다.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20여일 지나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야심차게 세웠던 목표와 다짐들에 슬슬 균열이 가며 공수표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부 다짐은 단 하루도 실천하지 못했을 수도.
과거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 조사한 결과 새해 목표를 ‘한 달도 못 지켰다’는 답변이 26%를 차지했다. ‘한 달 이상 다짐을 유지했다’는 답변은 45%, ‘1년 가까이 꾸준히 지켰다’는 답변은 29%가량으로 집계됐다.
매년 반복되는 새해의 야심찬 다짐, 얼마 안 돼 느끼는 좌절과 다음 해를 기약하는 동일한 반복. 중도 포기 후 ‘내년에는 반드시’라는 자기최면을 걸고 다가올 1월1일만을 기다리는 이 지긋지긋한 패턴을 이어갈 필요가 있나. 포기가 잦다면 매순간 의미를 부여해 다짐을 이어가 보면 어떨까.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날마다 새롭고 또 날마다 새로움. 매일 새로운 마음가짐과 새로운 각오로 새출발을 하라는 의미다. 다가올 매일매일이 우리에게 새로운 날이고 인생에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초로 맞이하는 날이다.
다짐은 새해에만 하는 게 아니다. 인생의 순간마다 다양한 목표를 계획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굳이 새해에 한해서만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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