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심 어린이집, 등록 대기 ‘1만명’ 원도심, 아이들 줄어 줄폐원 불가피 전문가 “지역별 중·장기적 대책 시급”
“다음주에 어린이집이 문 닫는다네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 벌써 1년째 대기 중이에요.”
13일 오전 9시께 인천 동구 송림동의 한 어린이집. 인근 아파트에 살고있는 학부모 A씨가 3살 된 아이를 품에서 내리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다. 하지만 이 어린이집은 전체 정원 19명 중 원생이 고작 4명 뿐이라 결국 오는 21일 폐원을 앞두고 있다. A씨는 “몇 개월 다니면서 겨우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했는데, 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며 “게다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어린이집이 없어 차로 멀리 오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같은 시각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어린이집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어린이집 앞에 멈춰선 차량 4~5대에서 엄마와 함께 아이들이 내리고 있고, 아이 손을 잡고 함께 등교하는 부모들만 수십명에 이른다. 이곳 어린이집은 현재 110명의 아이가 다니고 있으며, 입소 대기만 무려 637명에 이른다. 이 곳에서 만난 배한나씨(42)는 “첫째 때 3년 대기했고, 둘째는 다자녀 혜택이 있는데도 1년을 기다리다 겨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다”며 “아무리 국공립 어린이집이 인기가 많다고 해도, 입소 대기자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인천의 원도심 어린이집은 아이가 없어 줄폐원하고, 신도심에선 아이들이 몰려 입소 대기자가 1만명을 넘는 등 양극화가 극심하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어린이집은 2020년 168곳, 2021년 168곳, 2022년 183곳, 2023년 156곳, 2024년 90곳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해마다 연평균 150여곳이 문을 닫고 있다. 신도심에 어린이집이 새로 생기고는 있지만 폐원이 더 많아 인천의 어린이집은 지난 2020년 1천943곳에서 2024년 1천613곳으로 4년만에 무려 330곳(17%) 감소했다.
남동·부평·계양구 등 원도심은 저출생과 젊은층의 신도심 유출 등으로 어린이집 대부분 원생 모집 및 운영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어린이집 폐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지난 4년 간 남동구 108곳, 부평구 71곳, 계양구 62곳 등 어린이집이 감소했다. 동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B씨는 “지난해 초 새 원생이 고작 2명 들어오면서, 1년 내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는 3월 원아 모집이 또 이러면 이제는 폐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송도·영종·청라 등 신도심은 젊은 층이 몰리며 어린이집 1곳 당 대기자가 수백명에 이른다. 송도국제도시인 송도1~5동의 어린이집 대기자는 9천504명, 영종국제도시인 영종·운서동은 3천328명이다.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청라1~3동은 3천753명, 루원시티가 있는 가정1~3동 일대는 2천704명, 검단신도시가 있는 당하·마전·불로·원당동은 3천338명의 아이가 대기 중이다.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원도심과 신도심의 어린이집 양극화 모두 어린이집이 부족하다는 공통적인 현상이 있지만, 결국엔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어린이집 인프라를 확충해 수요를 맞추고, 장기적으로는 지역별 인구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균형발전 등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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