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히든카드’... 팀 승리 기여 빛나는 감초맨들 [2025 신년특집]

같이의 가치

스포츠에 있어서 팀 승리는 스타 선수만의 몫이 아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팀 승리를 뒷받침하는 ‘감초’가 있기에 빛이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많은 선수들이 있기에 ‘원 팀’이 되는 것이다. 을사년 새해를 맞아 묵묵히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나보다 우리’를 위해 조용히 빛을 발하는 조연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K리그1 승격 FC안양 미드필더 최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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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안양의 미드필더 최규현. FC안양 제공

 

최규현(25)은 2024시즌 FC안양의 K리그2 우승과 1부리그 승격을 이끈 주역으로, 없어서는 안 될 마당쇠 역할을 수행했다.

 

2023시즌까지 K3리그 포천시민축구단에서 뛰었던 최규현은 유병훈 감독의 부름을 받아 지난해 안양에 합류해 팀에서 중추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엔진’ 역할을 수행했다.

 

최규현은 “팀원들이 빛날 수 있도록 궂은일을 맡고, 살림꾼 노릇을 하는 게 내 임무였다”며 “내가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지만 팀을 위한 헌신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묵묵히 역할을 소화했다. 승격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한 결과 안양의 창단 첫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승격에 기여했다.

 

K리그1이라는 ‘꿈의 무대’에서 올 시즌을 맞이하는 최규현은 “K리그1에서는 더 많은 활동량과 헌신이 필요할 것이다. 동계훈련 기간 기량 향상과 팀 색깔에 맞춰 플레이할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언제나 주어진 임무에 집중하며 충실히 역할을 수행한 그는 “선수 각자가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것이 팀을 위한 길”이라며 “인정받지 못할 때도 있지만 내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항상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연으로서의 역할에 비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는 최규현은 “이번 시즌에는 더 많은 팬들이 안양을 응원해주길 바란다. 열렬한 함성을 듣는다면 1부리그 무대에서도 안양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성원을 당부했다.

 

겸손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첫 프로무대서 안양의 성공적인 시즌을 이끈 원동력이 됐던 그의 헌신적인 모습은 이제 1부리그 무대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빛나는 조연’으로 안양의 승격에 기여하며 기쁨을 누린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 여자배구 14연승 이끈 흥국생명 리베로 신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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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리베로 신연경. 흥국생명 제공

 

구단 사상 첫 단일 시즌 개막 14연승 기록을 세운 인천 흥국생명이 2024-2025시즌 V리그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연경, 투트쿠, 피치, 김수지, 정윤주 등 화려한 공격수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팀의 수비를 책임지며 연승의 기반을 닦은 리베로 신연경(31)이 있었기에 연승을 질주할 수 있었다.

 

신연경은 팀의 중심을 잡아 수비만 전담하는 리베로다. 주인공이 되기보다 팀에 안정감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로 여기고 헌신적인 몸놀림과 끈질긴 수비로 코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지난해 12월5일 팀의 12연승을 이어간 IBK기업은행과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대2로 뒤진 상황서 ‘리버스 스윕’ 승리를 이끌어낸 순간은 그의 선수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 있는 순간이다.

 

신연경은 “어렵게 올린 공을 공격수들이 득점으로 연결할 때,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대역전승을 거뒀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이룬 연승 기록은 공격진의 화려함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수비의 안정성과 조직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신연경은 11세 때 배구에 입문, 지난 2012년 공격수인 아웃사이드히터 포지션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으나 5년 전 리베로로 전향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공격수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받쳐 주는 역할에 충실하며 리베로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특히 자신의 실수 한 번이 곧바로 상대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어려운 포지션이지만, 그만큼 높은 집중력과 책임감이 따른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신연경의 이번 시즌 목표는 단순하고도 명확하다. 리베로로서 방패 역할에 충실하며 공격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특히 자신처럼 감초 역할을 하고 있는 배구 꿈나무들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신연경은 “꾸준히 참고 견디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과정을 통해 프로라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프로야구 KT 위즈의 버팀목 불펜투수 손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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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불펜 투수 손동현. KT 위즈 제공

 

KT 위즈의 불펜투수 손동현(24)은 화려한 조명을 받는 스타는 아니지만 팀 승리를 뒷받침하는 ‘감초’로서 그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됐다.

 

지난 2019년 KT 입단 이후 4시즌 동안 불펜에서 묵직한 구위와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해 온 그는 “위기의 순간에서 팀을 구하고 빛을 발하는 임무가 불펜투수의 본질”이라며 자신을 팀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표현했다.

 

경기가 중반 이후로 넘어갈수록 위기 상황이 많아지는 프로야구에서 불펜투수의 역할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위기를 막아냈을 때 느끼는 희열이 불펜투수만의 매력”이라는 손동현의 헌신은 팀이 강팀으로 거듭난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이 같은 헌신을 바탕으로 손동현은 2024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한 이닝에서 단 3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불펜투수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144경기를 매번 준비해야 하고, 부상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놨다.

 

언제든지 팀이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고 마음을 다져 항상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하는 것이 불펜투수들에게 요구되는 고충이다.

 

손동현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불펜투수를 꿈꾸는 야구 후배들에게 “불펜투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하기 싫을 때도 분명 있다”며 “그럴수록 묵묵히 준비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조언했다.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다하면서도 위기의 순간마다 빛나는 손동현. 그는 KT 불펜진의 중추로서 팀에 안정감을 더하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손동현의 꿈은 새 시즌 든든한 허리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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