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 인수 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가 국내 사모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확인되면서 외국인 투자 논란이 불거졌고, 현재 MBK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토신은 1996년 공기업으로 설립된 후 민영화 요구에 따라 2009년 아이스텀에 최대 지분이 매각됐고, 이후 엠케이전자가 참여한 펀드가 2013년 추가 지분을 매입하며 민영화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아이스텀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는 과정에서 국내 사모펀드 P인베스트먼트가 인수 의사를 밝혔고, 주요 출자자가 글로벌 사모펀드 K사로 드러나며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K사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우회적으로 자금을 출자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실질적인 인수 주체를 외국인으로 판단했고, 결국 한토신 인수는 무산됐다. 금융당국은 외국 자본이 우회적으로 국내 핵심 산업을 인수하려는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법인이지만,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6호 펀드의 출자 구성에서 해외 자본이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자금이 중국 및 중동에서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요 의사결정권자인 김병주 회장은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비토권을 포함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MBK가 실질적으로 외국인 지배를 받는 회사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의 경우, 외국인 투자에 대해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MBK가 외국인으로 인정될 경우 인수 시도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MBK 측은 자신들이 한국 법에 따라 설립된 국내 법인이고, 주요 주주와 투자심의위원회 구성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며 외국인 지배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MBK의 6호 펀드 출자 구조와 주요 의사결정권자의 외국인 비중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금융당국과 산업부의 판단이 이번 인수 시도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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