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마음 울린 ‘올해의 책’…‘이중 하나는 거짓말’·‘이처럼 사소한 것들’

지난 1년간 여행을 떠나면서, 트렌드를 쫓기 위해, 혹은 고민을 해결하고 위로받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책을 집어들었을 것이다. 올해 정치·자기계발·소설·철학 등 많은 분야의 책이 출간된 가운데 동시대 작가들, 독자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선정됐다.

 

역경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장, 인간의 실존적 고민과 품위를 그려 삶의 본질을 담아낸 책들이다.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올해의 책’을 모아봤다.

 

■ 소설가가 뽑은 올해의 책…‘이중 하나는 거짓말’

 

‘이중 하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刊)
‘이중 하나는 거짓말’ (문학동네 刊)

 

지난 8월 13년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한 김애란 작가의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교보문고의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김 작가는 지난 2017년 단편소설 ‘바깥은 여름’에 이어 7년 만에 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비밀과 거짓말, 슬픔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해 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책의 제목인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소설 속 담임선생님이 만든 ‘자기소개’ 게임이다. 새 학기가 돼 학생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 다섯 개의 문장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되 그중 하나는 반드시 거짓을 포함시켜 다른 학생들이 무엇이 진짜고 거짓인지 알아맞히게 하는 것이다.

 

거짓말엔 단순히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불가능한 어떤 일을 그렇게나마 이루고 싶은 마음도 슬그머니 섞여 있다.

 

소설의 세 주인공은 서로의 비밀을 엿본 이후 서로에게 호감을 비치기도,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면서 우정을 다져나가며 성장한다.

 

소설가들은 이 책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성장 서사에 의문을 표현하고 공감하게 한다”, “비애를 가진 인물들이 더 나은 삶을 꿈꾸려고 하는 분투가 들어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고 평했다.

 

■ 독자가 선정한 올해의 책…‘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 刊)
‘이처럼 사소한 것들’ (다산책방 刊)

 

아일랜드에서 오래전부터 거장의 반열에 오른 클레어 키건의 대표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알라딘, 예스24의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책’ 1위에 선정됐다. 특히 11일엔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개봉해 이목을 끌고 있다.

 

책은 1985년 빈곤에 허덕이며 혹독한 겨울을 지나고 있는 아일랜드의 한 소도니 뉴로스에서 시작한다. 부유하진 않아도 먹고사는 데 부족함 없이 슬하에 다섯 딸을 둔 석탄 상인 ‘빌 펄롱’.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수녀원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불법적인 사건의 정황을 알게 된다. 용기를 내 불법을 드러낼지, 가정을 위해 침묵할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지다 갈림길 앞에서 어떤 전율을 느낀다.

 

책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문체로 한 인간의 도덕적 동요와 내적 갈등, 실존적 고민을 치밀하게 담아냈다.

 

이 작품은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고, 같은 해 오웰상과 케리그룹 문학상 등을 휩쓸며 작가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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