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옆자리 외국인 부부와 인사를 나누다 그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 그들은 주한미군으로 복무할 때 우리나라 동두천에서 2년간 근무하며 한국에 대해 조금 알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현금인출기 위치를 확인하고 아내와 함께 가려 하자 “당신 아내는 우리 부부가 잘 지켜줄 테니 걱정 말고 혼자 다녀오라”고 한다.
그가 알려준 대형 마트 2층 후미진 곳에는 10여대의 인출기가 있고 그중 한 대에 작은 씨티은행 마크가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처럼 현금인출기의 통합 거래가 되지 않아 거래 은행 인출기에서만 현금 인출이 가능한 듯하다. 인출기 화면은 대도시와 달리 에스파냐어로 돼 있다. 호출 버튼을 눌러 직원에게 영어 화면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도움받아 한국 계좌에서 약간의 페소를 인출하고 카페로 돌아간다.
부부는 농담으로 “우리가 당신의 아내를 잘 지켜줬으니 여행을 즐기라”며 인사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는 떠나면서 “칸쿤 같은 국제 휴양도시는 외국인이 즐기기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아직 외국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기고 떠난다.
우리도 관광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청해야 할 대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 체크인 시간이 될 때까지 와이파이 사용이 자유로운 스타벅스에서 마야문명 자료를 정리하고 여행 떠날 때 준비해 온 자료를 읽으며 그동안 돌아본 여행지를 되새김해 정리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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