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사랑 내가 찾겠어!” 21세기 가족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 웃음가득 연습현장

수원시립공연단 가족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
진취적 삶 사는 용감한 신데렐라 그려
'못된 계모' 아닌 따뜻한 슈퍼우먼 등장
달라진 시대 반영해 음악·대사도 변화

지난 20일 진행된 ‘신데룰라 이야기’ 연습현장은 유쾌한 이야기에 걸맞게 웃음이 가득했다. 이나경기자
지난 20일 진행된 ‘신데룰라 이야기’ 연습현장은 유쾌한 이야기에 걸맞게 웃음이 가득했다. 이나경기자

 

“내 삶은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것.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고, 개척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용감한 신데렐라’를 만들어냈습니다.”

 

다음 달 7~8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수원시립공연단(수원시립예술단)의 제25회 정기공연 가족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의 권호성 연출 겸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아이들에게 꿈을 향한 응원과,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공연을 2주 앞둔 지난 20일,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진행된 공개 시연회 현장은 단원들의 열기와 함께 극의 내용처럼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아름다운 멜로디의 음악은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밝고, 유쾌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되자, 단원들의 표정은 이내 진지하게 변했다.

 

수원시립공연단 가족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 포스터. 수원시립공연단 제공
수원시립공연단 가족뮤지컬 ‘신데룰라 이야기’ 포스터. 수원시립공연단 제공

 

■ “새엄마 사랑받는 신데룰라 통해 다양한 가족 보여주고파”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명작동화이자 우리에게 익숙한 신데렐라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왕자님을 만나게 되고, 왕자와 함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산다. 2024년 어린이 뮤지컬로 재탄생한 ‘신데룰라 이야기’의 주인공은 신데렐라와 닮은 듯 달랐다.

 

인자한 미소를 지닌 ‘이야기 할머니’가 등장해 관객을 신데룰라가 사는 ‘노리야리 마을’로 안내한다. 동화 속 계모와 달리, 신데룰라의 새엄마는 마음 따뜻한 ‘슈퍼우먼’으로 그려진다.

 

신데룰라를 포함한 온 마을의 축복 속에 새엄마와 아빠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는 병으로 죽고 만다. 홀로 남겨진 새엄마는 신데룰라, 신데뽈라, 신데꿀라 세 자매를 때로는 사랑의 매를 들어가며, 때로는 보듬어주며 깊은 사랑과 애정으로 열심히 키워나간다.

 

권 감독은 “한부모, 재혼 가정 등 지금의 우리 사회는 여러 형태의 다양한 가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래동화와 고전동화 속에는 늘상 ‘못된’ 계모가 등장한다. 권 감독은 “현실에선 자식을 사랑으로 보듬는 새엄마, 새아빠가 훨씬 많고, 다양한 형태의 결합 가족이 존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데룰라 이야기’ 연습현장. 신데룰라의 새엄마와 아빠가 온 마을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신데룰라 이야기’ 연습현장. 신데룰라의 새엄마와 아빠가 온 마을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나경기자

 

■ 멋진 발명가 꿈꾸는 엉뚱발랄 소녀, 신데룰라

 

“난 만들 거예요. 사람들을 이롭게 할 거예요!”

 

새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게 자라난 신데룰라는 엉뚱하지만, 마음 착한 발명소녀다. 작업복을 입고, 목에는 줄자를 매고, 돋보기 모자를 쓰고 다니는 신데룰라는 늘 다른 사람을 위한 유익하면서도 이로운 것을 발명하고 싶어 한다. 누군가를 이롭게 하기 위해 연신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만들어내는 신데룰라 덕에 마을은 난장판이 되고, 곤경에 빠진 신데룰라 앞에 그녀와 생각이 비슷한 한 엉뚱한 남자가 나타난다.

 

“실패할까 봐 무서워하는 거예요”, “말도 안 돼. 실패 없는 성공은 없어요! 밀어붙여!”

 

‘신데룰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왕자는 신데룰라만큼 엉뚱하다. 높은 신분이 아니더라도 진정한 자신의 내면의 가치를 알아봐 줄 사랑을 기다리던 왕자는 평범한 백성으로 신분을 숨기고 있었던 것. 왕자는 다른 이를 돕고자 하는 신데룰라에게 푹 빠지고,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며 ‘꿈이 있다면 밀어 붙여!’라는 응원의 노래를 함께 부른다.

 

“만들어 보자 꿈꾸어 보자 꿈이 있다면 한 걸음씩 밀어붙여!”

 

이번 뮤지컬의 주제곡이기도 한 ‘밀어 붙여’ 노래를 통해 권 예술감독은 꿈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은 조금씩 노력하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서로의 꿈을 함께 응원할 수 있는 것이 진짜 인생의 동반자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왕자가 유리구두를 신겨주는 동화 속 명장면이 ‘신데룰라 이야기’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이나경기자
왕자가 유리구두를 신겨주는 동화 속 명장면이 ‘신데룰라 이야기’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이나경기자

 

■ “화가, 요리사, 과학자 되고 싶은 꿈 많은 어린이들 용기 얻길”

 

지난 2005년 창작 어린이극 전문인 김정숙 작가와 함께 ‘신데룰라 이야기’를 만들었던 권 예술감독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2024년 작품에는 음악도, 대사도 더욱 세련되게 변화시켰다”고 했다.

 

그래서 신데룰라는 동화 속 신데렐라처럼 왕자의 신부가 될 수 있었을까? 신데룰라는 발명가의 꿈을, 왕자는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었을까?

 

온 마을 사람이 축복을 받으며 행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의 미소를 짓게 만들기 충분했다. 새털보다 가볍고, 고무줄보다 질기고 무쇠보다 강한 옷을 만들고 싶다는 신데룰라에게 왕자는 ‘우리 함께 해보는 거예요!’라며 두 사람만의 행복하고 당찬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신데룰라 이야기’ 연습 현장. 신데룰라와 왕자는 서로가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되고, 각자의 꿈을 응원하며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이나경기자
‘신데룰라 이야기’ 연습 현장. 신데룰라와 왕자는 서로가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에 반하게 되고, 각자의 꿈을 응원하며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이나경기자

 

수원시립공연단은 이번 정기공연 외에도 축약된 형태의 ‘신데룰라 이야기’를 찾아가는 예술무대로 선보이고 있다. 찾아가는 예술무대는 학교, 도서관, 기업체 등 문화예술 체험 기회가 적은 이들의 일상 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지난 10월 셋째 주에 공연을 선보인 이들은 오는 12월을 비롯해 내년에도 수원 관내 초등학교 강당 등에서 ‘신데룰라 이야기’의 찾아가는 예술무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권 예술감독은 “아이들이 연극과 뮤지컬을 비롯한 문화예술을 친근하고 가깝게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12월 7~8일 총 4회 공연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수원시립예술단 누리집 및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보호자 50%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해 가족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