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3호선 연장’ 날아갔고 핑계만 남았다

‘金 지사 성의 없다’ 시장들 불만
본질은 광역鐵 아닌 3호선 연장
지역, 시장들 ‘헛공약’ 추궁할 것

전해진 13일 상황은 이랬다. -도청사에서 시장군수협의회가 열린다. 후반기 의장 등 선출을 위한 자리다. 용인시 직원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경기도청 직원이 이걸 강제로 빼앗으려 한다. 두 공무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진다. 이를 본 용인시장이 항의한다. 빼앗겼던 피켓을 다시 찾아온다. 이후 김동연 도지사가 행사장에 들어선다. 이 시장이 김 지사에게 항의한다.- 도(道)와 시(市) 공무원 간의 몸싸움이었다. 도대체 어떤 피켓이었을까.

 

별 것 아니다. 시장 4명과 도지사가 활짝 웃고 있다. 광역철도망 추진을 위한 협약 사진이다. 언론에 나온 지도 오래인 이걸로 싸웠다. 바로 이상일 시장의 도지사 공격용이라서다. “협약 때 도민에게 한 시간씩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중앙부처에 건의도 앞장서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사업 순위에서 뒤로 밀었다”, “이제 4개 시장과의 미팅도 기피하고 있다”.... 경기남부광역철도망 구축 사업 얘기다. 김 지사가 어쨌길래.

 

도와 협약이 있었던 건 지난해 2월이다. 그 후 4개 시가 공동용역을 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노선을 도출했다. 서울종합운동장역에서 화성까지 50.7㎞다. 4량 정도의 전철로 운영하는 안이다. 예상 사업비는 5조2천70억원 정도다. 비용대비편익(B/C)이 1.2다. 사업성 있다는 값이다. 이걸 도에 올려 국토부 건의를 부탁했다. 그런데 경기도가 건의에서 후순위로 밀었다. 민선 8기에 가시화되기 어려워졌다. 정말 도는 성의가 없었을까.

 

이쯤에서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성남·용인·수원·화성시장이 서울에 갔다. 전철 연장의 키를 쥔 오세훈 시장이다. 자존심 버리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런데 거기에 김동연 지사는 없었다. 수도권 단체장끼리 면식이 많다. ‘시골 시장’들 가는 데 거들어 줬으면 좋았다. 아쉬움이 남는 일이다(김종구 칼럼: 김 지사는 거기 왜 안 갔나·2023년 5월4일). 이 시장의 원성이 근거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김 지사 무성의만 문제였을까.

 

꼭 짚고 가야 할 부분이 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구상의 등장 배경이다. 2023년 2월 협약식의 행사명은 이런 거였다. ‘서울 3호선 연장·경기남부광역철도 추진 협약식’. 그 앞서 2022년 6월 시장선거의 공약엔 이런 게 있었다. ‘3호선 연장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그렇다. 선거 당시 공약은 ‘3호선 연장’이었다. 이게 당선 뒤 조금씩 바뀌었다. 협약으로 남부광역철도가 끼어들더니 용역으로 3호선 연장이 사라졌다. 요상한 흐름 아닌가.

 

첫 공약은 3호선 연장이었다. 이게 물거품이 됐다. 두 번째 대안이 광역철도망 구축이었다. 이것도 요원해졌다. 그럼 책임에도 순서가 있다. 3호선 연장 불발 책임이 먼저다. 경기남부광역철 지연은 다음이다. 당연히 먼저 따질 건 3호선 연장 불발이다. ‘3호선 연장 공약이 불가능해졌습니다’라고 선언해야 한다. 그런데 4명 시장 누구도 이런 실명을 안 한다. 대안이었던 광역교통망 문제만 강조한다. 이런다고 유권자의 기억도 없어지나.

 

시장들의 책임은 명확하다. ‘3호선 연장’은 끝난 얘기였다. 용역 결과 사업성 없었고, 기지창 부지 없었고, 서울시 계획 없었다. 민선 7기가 확인했고 손 털었다. 그걸 이 ‘시장’들이 다시 들고 나왔다. 희망 고문의 부활이었다. 우려는 맞았다. 3호선 공약은 사라졌다. 사과해야 한다. 무모한-유권자를 우롱한- 공약에 대해 사과 해야 한다. 그런데 안 한다. 지사와 싸우고, 장관과 사진 찍고, 성명서 뿌리고 있다. 핑계 자료 쌓아가는 중일까.

 

‘3호선 축 여론’은 냉정하다. 4년 허송에 또 2년을 속았다. 경기도 대안? 광역교통망 구축? 그런 거 모른다. 오로지 ‘3호선 연장’만 따질 것이다. ‘3호선 오나 안 오나, 못 지킬 약속 왜 했나’. 여기에 무슨 핑계가 통하겠나. 통렬한 사죄 말고는 답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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